전 미국적으로 마리화나 합법화가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교계 지도자들의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연방법 상에는 마리화나가 중독성이 있는 위험 약물로 분류돼 있으며 어떤 목적의 사용도 금지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주마다 다른 규정이 적용되고 있다. 교계 지도자들은 대체로 마리화나를 거부하는 입장을 취하면서 “의료 목적으론 허용될 수 있지만 오락용은 결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존 파이퍼, 러셀 무어, 짐 데일리, 새뮤얼 로드리게즈
존 파이퍼, 러셀 무어, 짐 데일리, 새뮤얼 로드리게즈

존경받는 신학자이자 목회자인 존 파이퍼 박사는 “마리화나가 종종 카페인과 비슷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카페인이 상황을 지각하는 능력을 강화시켜 주는 반면, 마리화나는 이를 손상시킨다”고 지적했다. 파이퍼 박사는 고린도전서 6장 19절-20절 “너희 몸은 너희가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바 너희 가운데 계신 성령의 전인 줄을 알지 못하느냐 너희는 너희 자신의 것이 아니라 값으로 산 것이 되었으니 그런즉 너희 몸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라”는 구절을 들며 “오락용 마리화나를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구절을 흡연, 음주, 오락용 마리화나는 물론, 나태함, 과식, TV 과다 시청 등에도 적용했다.

또 그는 고린도전서 14장 20절 “형제들아 지혜에는 아이가 되지 말고 악에는 어린 아이가 되라 지혜에는 장성한 사람이 되라”를 들어 “우리는 ‘경험 많은 죄인’이 되어선 안 된다”고 권면했다. “마약류에 있어서 사람들에게 경고해야지 그들과 함께 해서는 안 된다”고도 했다.

남침례회(SBC)의 대표적 신학자인 러셀 무어 박사(윤리와종교자유위원장)는 “술은 미국 사회에서 금지되기 이전부터 편재해 있었다. 그러나 마리화나는 그렇지 않다. 만약 마리화나가 어떤 질병에 최고의 처방제라면 모르핀이나 다른 신경성 약물과 마찬가지로 강력한 규제 속에 허용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전미 히스패닉 크리스천 리더십 컨퍼런스의 새뮤얼 로드리게즈 회장은 “마리화나는 술과 크게 다르지 않으며 둘 다 성경이 금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마리화나는 우리가 명확한 사고를 할 수 없도록 한다”고 비판했다. 미국의 대표적 보수단체인 포커스온더패밀리의 짐 데일리 회장도 “마리화나에 의료 목적의 혜택은 있을 수 있지만 오락용은 허용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미국 내 유명 청소년 사역 단체인 데어투쉐어(Dare 2 Share Ministries)의 그렉 스티어 대표는 “수만 명의 청소년을 섬기는 단체의 대표로서 이 문제는 나에게 매우 심각하다”고 말하며 “청소년을 자녀로 둔 아버지이자 목회자로서 청소년들이 마리화나와 그것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성경적으로 생각하도록 돕고 싶다”고 언급했다.

미국은 연방법 상 마리화나를 금지함에도 불구하고 각 주마다 다른 규정을 적용하며 허용하는 추세로 가고 있다. 이 규정은 사용 목적, 소지, 재배, 불법성 여부 등 주마다 각기 다르다. 예를 들면, 앨라배마 주는 판매는 물론 운반하거나 소지하고만 있어도 불법이다. 재배는 물론 안 된다. 그러나 애리조나, 앨라스카 등은 의료 목적으로는 판매할 수 있도록 하며 그 외에 소지하거나 운반하면 중범죄로 다룬다. 그러나 아칸소 주는 경범죄로만 본다. 버몬트 주에서는 마리화나 소지가 합법은 아니지만 1온스 이하일 경우 소지해도 불법이 아니며 그 이상을 갖고 다녀도 교통범칙금 수준의 벌금만 낸다. 캘리포니아도 의료 목적의 사용은 허용하지만 8온스 이상 소지는 불가능하다.

이 중 문제가 되는 주는 콜로라도 주와 워싱턴 주다. 특히 콜로라도 주는 전 미국에서 최초로 의료 목적이 아닌 오락용 마리화나를 승인했으며 워싱턴 주는 정부 차원에서 세수 확대를 위해 이를 장려하고 있기도 하다. 어차피 암시장에서 거래되는 마리화나를 합법화 해 판매세, 면허세 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마리화나 지지자들은 전 미국에서 오락용 마리화나가 합법화 되도록 각종 소송과 주민투표 상정을 진행 중이기도 하다. 이미 미국의 여론도 마리화나 합법화로 기울었기 때문에 이들의 입김은 더욱 거세다. 1969년 갤럽의 조사 당시에는 미국인의 84%가 마리화나를 불법으로 보고 있었지만 1985년이 되면 73%로 떨어졌다가 2001년엔 64%로 떨어졌다. 그리고 2013년엔 마리화나에 반대하는 인구가 39%, 찬성하는 인구가 과반수를 넘는 58%에 이르게 됐다.

마리화나 지지자들은 마리화나가 담배나 술보다 중독성 및 의존성이 약하며, 특별한 폭력적 문제를 유발하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합법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들은 마리화나보다 더 해로운 담배나 술을 허가하면서 마리화나만 금지해선 안 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실제로 마리화나에는 담배와 비교할 때 약 4-5배의 타르, 약 1.5배 가량의 발암물질이 함유돼 있다고 하며, 흡입 후 최대 하루 동안 집중력에 장애를 일으켜 운전 등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수 있다. 또 뇌의 신경세포를 손상시켜 기억력 및 인지기능 감퇴, 무기력증 및 환각 등 정신적 증상을 보인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마약류로 분류되어 있는 마리화나가 다른 마약까지 흡입하게 되는 일종의 관문(Gateway)이 될 것이란 우려다. 물론 이 관문 이론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지만, “술 담배는 되는데 왜 마리화나는 안되냐”, “마리화나를 합법화 하면 다른 마약류는 오히려 억제된다”는 식의 주장은 그다지 설득력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