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적 이유로 수혈을 반대한 환자의 부모를 상대로 서울대병원이 낸 가처분 신청이, 병원측의 소 취하로 결론 없이 끝났다.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서울대병원은 지난 12일 “수혈을 방해하지 말도록 해 달라”며 김모 군(3) 부모를 상대로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으나 나흘 만인 16일 이를 취하했다.

병원 관계자는 “상태가 좋지는 않지만, 당장 응급한 상황은 아니어서 신청을 취하하고 병원을 옮기기로 했다”고 말했다.

병원은 지난 12일 가처분을 신청하면서 “김군의 혈소판과 혈색소가 감소해 응급수혈이 필요한 상태이지만, 특정 종교를 믿는 부모가 수혈을 막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부모들은 현재 혈액 수치가 호전돼 수혈치료를 받을 필요가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당초 알려진 대로 김군이 선천성 심장질환을 갖고 있지는 않고, 음식을 잘못 먹어 신장 기능이 일시적으로 나빠졌다”고 해명했다.

지난 2010년 서울동부지법은 이번과 유사한 가처분 신청 사건에서 “자녀의 생명·신체 유지와 발전에 저해되는 친권자의 의사는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며 병원 측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보통 ‘수혈을 거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종교는 ‘여호와의 증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