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세청(IRS)의 보수단체 표적 세무 사찰이 큰 정치적 논란으로 번지는 가운데 낙태반대운동 단체들도 조사 대상에 올랐던 것으로 확인됐다. 국세청은 "티파티, 애국자란 단어가 들어간 단체들을 중심으로 세무 조사를 벌였다"고 시인했으며 이는 곧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에 반대하는 그룹을 표적으로 삼았다는 논란으로 번졌다.
이 논란 이후, 지난 대선 당시 미트 롬니 공화당 후보를 공개지지한 빌리 그래함 목사와 그 일가족이 운영하는 빌리그래함복음주의협회, 사마리아인의지갑 등도 보복성 조사를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세청은 이들 비영리단체들의 면세 자격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그러나 이보다 훨씬 앞선 2009년 몇몇 낙태반대운동 단체들도 국세청 직원으로부터 조사를 받았다. 당시 아이오와에 위치한 생명연합(Coalition For Life)에 국세청의 직원은 세무 양식 1023에 의거해 "낙태에 대해 시위하거나 단체를 조직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모든 이사들이 서명한 편지에 담아 보내라"고 요청했다. 이 단체는 "1023 세무 양식 어디에 그런 내용이 있느냐"고 항의했고 국세청은 아무런 답도 하지 않았다.
국세청은 이 단체의 회원들이 정례적으로 하는 기도모임에 대해서도 정보를 요구하며 이 기도모임이 전체 활동 중 얼마를 차지하는지까지 캐물었다. 이 단체가 변호사를 고용해 본격적으로 대응하자 국세청은 한발 물러나 이사들의 서명이 들어간 편지 없이도 세금 면제 혜택을 허가했다.
또 다른 낙태반대단체인 생명존중사역(Cherish Life Ministries)도 국세청이 자신을 정치적 단체로 규정하며 면세 혜택을 박탈했다고 전했다. 국세청은 이 단체에 반낙태에 관한 교육 활동을 한다면 낙태에 관한 교육 활동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가 "낙태운동 단체들은 반낙태를 가르치지 않아도 면세 혜택을 유지하지 않느냐"고 따졌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