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톤 마라톤 테러가 미국에 적응하지 못한 무슬림 이민자의 소행으로 밝혀지자 미국 정치권에서는 이민법 개혁을 둘러싼 논쟁이 다시금 가열되고 있다. 여기서 이민법은 단순히 영주권, 시민권 획득을 넘어 미국에 체류하는 모든 타국인들의 입국, 체류, 출국에 관한 것이다.
공화당의 척 그래슬리 상원의원(아이오와)은 "보스톤 테러로 인해 드러난 우리 이민 시스템의 문제를 한번 점검해 봐야 한다"면서 이민법 개혁 논의 중단을 요청했다.
경찰과 총격전 끝에 사망한 타멀랜 짜르나예프는 유학 비자를 소지하고 있었으며 미국 시민권 승인이 거절됐다. 미국 정부는 사전에 러시아 정부로부터 그가 테러 조직과 연관돼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총상을 입은 채 생포된 동생 죠하르 짜르나예프는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는 데에 성공했다. 즉 어찌 되었거나 둘은 미국 이민자였던 셈이다.
공화당의 댄 코츠 상원의원(인디애나) 역시 "우리가 너무 감성적으로 이 문제를 처리하려 하고 있다"며 개혁 제고를 요청했다.
그러나 미국 외교위원회 리차드 하스 위원장은 "오히려 반면의 교사를 삼아야 한다"며 "이민법 개혁은 필요하며 결코 늦춰져선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에 있는 모든 사람을 이 사회로 품기 위해 더 빨리 이 일을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많은 이들이 음지를 벗어나 주류로 포함되면 미국은 더욱 안전해 질 것"이라고도 했다. 타멀랜, 죠하르를 의식한 듯, "주류에 소속되지 못해 타자화 되는 젊은이들은 몹시 위험한 존재"라고 언급했다.
상원의 8인방 한 명인 린제이 그래함도 "이제 많은 불법이민자들이 음지에서 벗어나 자신들이 누구인지 발견해야 한다"고 한 바 있다. 그는 "그러나 우리의 입국 시스템을 이용해 테러를 가하려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면서 "9.11 테러 당시에도 학생 비자로 입국해 불법체류 중이던 자들이 범인이었다. 현 이민법은 빨리 개정되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