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3명, 부상자 176명이 발생한 보스톤 마라톤 테러의 배후가 아직 불분명한 가운데 수사당국이 조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 이번 범행에 사용된 폭탄은 다름 아닌 압력밥솥인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의 20세 학생이 검거되면서 이 사건이 이슬람의 테러라는 설이 제기됐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이 학생은 일단 조사에 협조하고 있지만 용의자 신분은 아니다. 오바마 대통령도 "아직 우리는 이 사건에 관해 아는 바가 없다"고 발표했다. 또 수사당국은 행사 당일 큰 배낭 두 개를 매고 다니던 흑인 남성을 뒤쫓고 있기도 하다.
현재까지 밝혀진 것은 폭발에 사용된 폭탄이다. 범인은 가방에 타이머가 설치된 압력밥솥을 숨겨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압력밥솥은 범인이 맞추어 놓은 시간에 폭발했고 밥솥에 있던 파편들이 일순간에 터지며 한 번의 폭발로도 큰 인명 피해를 발생시킬 수 있었다. 목격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첫번째 폭발은 경미했으나 두번째 폭발은 상당한 위력을 가지고 있었으며 이 두번째 폭발로 인해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수사당국은 목격자들로부터 사진, 동영상 등을 수집하고 있다. 혹시 스마트폰이나 각종 장비들로 사건 당일 장면을 찍은 것이 있다면 그 중에서 범행 장면이나 용의자를 찾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당국은 "지구 끝까지라도 쫓아 가겠다"고 발표했다.
현재로서는 국내 혹은 국외의 테러 집단인지, 개인 혹은 단체인지, 테러를 가한 동기는 무엇인지 조차 밝혀진 것이 없다.
한편, 압력밥솥을 이용한 테러 시도는 과거에도 종종 있었다. 2010년 타임스퀘어에서도 압력밥솥이 테러에 사용될 뻔 했고, 올해 초에는 파키스탄에서 테러범이 폭탄으로 압력밥솥을 사용했다. 2006년에는 인도에서 압력밥솥을 이용한 테러가 발생해 130명이 숨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