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창립자 마크 저커버그가 실리콘밸리의 유력인사들과 이민개혁을 촉구하는 단체를 설립해 본격적인 정치활동에 나선다.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 매리사 메이어 야후 사장, 레이드 호프맨 링크드인 공동창립자 등 실리콘밸리 기업인들과 함께 기금을 출자해 시작을 알린 'FWD.us'(Forward US) 측은 이민법 개혁을 위한 민주당과 공화당 양당의 초당적 노력을 촉구할 계획이다.

주커버그는 11일 워싱턴포스트 칼럼을 통해 현재 미국 이민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수학과 과학 분야의 대학원생의 40%를 불법이민자라는 명목으로 쫓아내는 미국의 이민정책은 시대에 맞지 않는다"고 성토했다.

타임지는 '왜 마크 저커버그가 이민 개혁을 촉구하는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그가 정치행보를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기사에서 미국은 이민으로 이뤄진 나라지만, 현재 이민 시스템은 망가진 상태라고 진단하고 남부지역에만 약 1,100만 명의 불법이민자들이 그늘 속에서 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 중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는 이들은 미국에서 대학, 대학원 등 고등교육을 받은 숙련된 기술과 지식을 가진 이민자들로 수 만명에 이르는 이들은 만료된 비자기간을 넘겨 불법이민자로 살고 있는 상태다.

타임지는 실리콘밸리의 중요한 인물들이 이민개혁을 촉구하는 것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도 시급한 일이라도 강조했다.

캘리포니아대학 경제학자 고든 핸슨이 2011년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이민자들은 미국인들보다 과학과 엔지니어 분야에서 더 많은 연구를 하고 있으며, 특허를 받을만한 신제품을 개발을 해내고 있다. 기술을 가진 이민자들을 위한 비자를 늘리는 것은 과학과 엔지니어 분야를 혁신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실제 실리콘밸리에서 필요로 하는 인력을 채우기 위해서는 미국에서 태어나 수학과 과학 분야를 공부한 이들만으로는 부족한 실정이다. 맥킨시에서 발표한 최근 조사에 따르면 45%의 미국 내 고용주들은 "기술의 부족" 때문에 회사의 기본적인 임무를 담당하는 기술자들이 없다고 밝혔다.

저커버그는 "우리는 왜 너무 적은 H-1B를 발급해 당장 채용 가능한 재능이 있는 기술자들 찾을 수 없게 하는가? 이들 한 사람을 통해 미국에 두 세 개의 직업을 창출해 낼 수 있는 인재들이다"라고 개탄했다.

앞으로 'FWD.us' 측은 민주, 공화 양당의 정치인들과 함께 정책의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다양한 방법을 동원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