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통령 가족이 참석한 부활절 주일예배에서 "보수적인 기독교인들이 인종을 차별한다"고 비난하는 설교가 나왔다. 미국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대통령과 가족들이 참석한 부활 주일예배 설교한 목사는 "공화당 기독교인들은 여성혐오증을 가진 자, 인종차별주의자, 반이민주의자들"이라고 비판했다.
공동취재단에 따르면, 성 요한 성공회 교회의 루이스 레옹(Luis León) 목사는 지난 3월 31일(현지시각) 드린 부활절 주일 설교에서 "보수적인 종파의 수장들이 항상 우리를 '백(Back)'이라고 부를 때, 나는 미칠 것 같다. 흑인들(Black)은 버스(Bus)의 뒷(Back) 자리에 앉아있어야 한다. 여성들은 부엌 뒤에 있어야 한다. 이민자들은 그들 국경의 뒤편에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화당 기독교인들을 비난하기에 앞서 레옹 목사는 신도들에게 "예수님은 마리아에게 '과거를 붙들지 말라'고 말씀하셨다. 앞을 향해 전진하며 과거에 머물러 있지 말라. 여러분은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활절 메시지는 사랑이 없는 권력을 넘어선, 사랑의 능력에 대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종교와민주화연구소(the Institute on Religion & Democracy)의 마크 툴리(Mark Tooley) 대표는 "레옹 목사가 정치적인 메시지와 치졸함(cheap shot)을 전달하기 위해 부활절 설교를 이용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성직자가, 편파적이지 않은 일치의 상징으로 사용되어 온 역사적인 교회에서, 중요한 주일에 이같이 터무니없이 예배를 정치화하는 것은 너무 슬픈 일"이라고 적었다.
레옹 목사는 지난 1월 오바마 대통령의 이·취임식의 축도를 맡기도 했다. 앞서 축도자로 내정됐던 복음주의계 루이 기글리오(Louie Giglio) 목사(패션 시티교회)는 일부 동성애 단체에서 자신이 20년 전 동성애를 죄라고 언급한 설교를 문제 삼자, 사퇴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 교회는 백악관에서 불과 몇 블럭 떨어져 있는 곳에 있으며, 때때로 '대통령들의 교회'로 언급되기도 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아내 미셸과 두 딸 샤샤, 말리아와 함께 예배에 참석했다. 대통령 가족은 이 곳에서 드리는 예배에 정기적이진 않지만 자주 참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