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기독교, 불교, 천주교 등 주요 종단 지도자들을 청와대로 초청했다.
박 대통령은 19일 청와대 본관에서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이하 협의회) 공동의장 7명과 오찬을 함께했다.
오찬에는 홍재철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을 비롯, 협의회 대표의장인 자승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김희중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종교간대화위원장, 남궁성 원불교 교정원장, 최근덕 성균관 관장, 임운길 천도교 교령, 한양원 한국민족종교협의회 회장이 참석했다.
청와대에서는 박근혜 대통령과 허태열 비서실장, 모철민 교육문화수석 등이 참석했다.
이날 오찬 모임에서는 대통령의 모두 인사말, 종교계 대표인 자승 총무원장의 인사말, 한양원 회장의 건배사 순으로 진행됐으며, 식사 및 환담이 이어졌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종교 지도자들에게 "북한의 핵 위협은 얼렁뚱땅 넘어갈 수 없는 문제"라며 "핵을 머리에 이고 살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이 도발한다면 단호하게 대처하겠지만, 지금이라도 핵을 포기하고 올바른 길로 나온다면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적극 가동해 북한을 지원하겠다"며 "구 소련도 핵을 갖고 있었지만 결국 어떻게 됐나?"라고 반문했다.
또 "핵만 갖고 있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며 "전세계가 비핵화로 가고 있는데 핵을 가져봤자 되는 것은 없고 고립만 초래할 뿐"이라고 우려했다.
대통령은 "핵무기로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나라에 어느 나라가 투자하려 하겠는가"라며 "북한이 지금이라도 올바른 선택을 해 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종교 지도자들을 향해서는 "그동안 민간교류를 통해 북한 주민에게 도움을 주고, 한반도 평화를 위해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북한이 문호 개방 등 올바른 선택을 하고 국민의 삶을 돌볼 수 있도록 더욱 큰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종교가 축원하는 가치는 나눔과 배려의 정신으로 사회적 약자들을 보듬고, 어려운 곳에 빛을 주고, 갈등이 있는 곳에 화합의 씨를 뿌리고, 희망을 나누는 것 아니냐"며 "저를 비롯한 정치권도 종교지도자들처럼 국민을 위해 헌신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