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하나님의 말씀을 왜곡하려는 시도인가? 미국인본주의협회(The American Humanist Association)가 '제퍼슨 성경'의 새 버전을 출시해 인본주의자들이 열광하고 있다. 이들은 "성경에 기록된 '나쁜' 내용을 좋은 구절로 바꾸었으며 이를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의회 멤버들에게 전달했다"고 발표했다.
저자 토마스 제퍼슨(사진)은 미국의 3대 대통령이자 건국의 아버지 중 한 명이다. 그의 종교에 대해서는 기독교인이란 학설과 불가지론자라는 학설이 존재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그는 영국과 프랑스로부터 파생된 계몽주의를 평생의 정치 신념으로 삼았다는 점이다.
제퍼슨은 1820년 4복음서의 내용 중에서 초자연적이거나 기적적인 내용, 암시적인 내용은 모조리 삭제한 후 소위 제퍼슨 성경의 초안을 잡았다.
원래 마태복음 12:9-13, 마가복음3:1-6, 누가복음6:6-11에는 예수께서 안식일에 손 마른 자를 고치시며, 안식일에 사람을 고치는 것이 옳은지 논쟁이 벌어지는 장면이 있다. 그리고 이 내용은 손 마른 자가 기적적으로 고침을 받는 것으로 끝난다.
그러나 제퍼슨 성경에는 예수께서 "안식일에 병 고치는 것이 옳으니이까"란 질문에 "너희 중에 어떤 사람이 양 한 마리가 있어 안식일에 구덩이에 빠졌으면 끌어내지 않겠느냐 사람이 양보다 얼마나 더 귀하냐 그러므로 안식일에 선을 행하는 것이 옳으니라 그리고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있는 것이요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있는 것이 아니라"고 답한 것으로만 기록돼 있다.
또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 이후에 대해서도 매우 간략히만 소개하고 있다. 이 성경에는 "이에 예수의 시체를 가져다가 유대인의 장례법대로 그 향품과 함께 세마포로 쌌더라 예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신 곳에 동산이 있고 동산 안에 아직 사람을 장사한 일이 없는 새 무덤이 있는지라 그들이 거기에 예수를 눕히고 큰 돌로 문을 막아 놓고 떠나니라"고 돼 있다.
원래 이 책은 나사렛 예수의 삶과 도덕들(The Life and Morals of Jesus of Nazareth)이란 제목을 갖고 있었다. 제퍼슨이 이 책을 만든 동기는 미궁이지만 확실한 사실은 인본주의협회가 이 내용에 열광하며 막대한 공을 들여 재출판했다는 점이다.
그들은 즉각 보도자료를 내고 "제퍼슨 성경은 선하고 적절한 내용을 추출해 냄으로써 성경이 어떻게 개선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의문의 여지가 있거나 비도덕적이거나 사람들에게 회의를 줄 수 있는 초자연적 내용은 없앴다"고 말했다.
성경의 내용 중 역사적 사실과 예수의 가르침만 나열한 이 성경은 인본주의자들이 그동안 외치던 "예수의 선한 가르침은 좋지만 신앙은 결코 안 된다"는 구호와도 일맥상통하며 기독교를 일종의 도덕으로 전락시키려는 시도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제퍼슨 성경은 사회 내의 도덕을 유지하는 장치로써 종교의 가치를 알아챘던 제퍼슨의 작품"이라고 평하기도 한다.
이 성경의 원본은 미국역사박물관 웹사이트(http://americanhistory.si.edu/JeffersonBible/)에서 직접 열람이 가능하다. 제퍼슨은 당시 여러 언어 버전의 성경에서 자신이 발췌할 부분을 오려 종이에 붙이는 식으로 이 책을 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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