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 당시 고집스런 하얀 디자인에 고성능, 고품질, 고가 전략을 구사하던 애플이 팀 쿡 시대에는 이 전략으로 인해 고전하고 있다. 잡스 이후 어떤 특별한 기술 혁신이 일어나지 않고 있는 데다 저가형 안드로이드폰과 태블릿이 쓰나미처럼 밀려오고 있기 때문이다.

생전의 잡스는 "7인치 태블릿은 불가능"이라고 못박았지만 점점 작아지는 경쟁사의 태블릿에 떠밀린 애플은 미니 아이패드를 급히 출시했다. 나아가 저가형 스마트폰 시장도 주목하기 시작한 애플은 단어 그대로 저가 아이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9일 월스트릿저널은 애플이 아이폰과 외양은 비슷하지만 알루미늄이 아닌 열가소성 플라스틱 재질을 이용해 제작 단가를 낮춘 저가 아이폰을 개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저가 아이폰은 내부 부품은 구형 아이폰의 부품, 즉 재고 혹은 사양이 좀 떨어지는 부품을 사용할 계획이다.

미니 아이패드나 저가 아이폰이 애플의 기업 이미지나 브랜드 가치를 상당 부분 훼손할 수 있지만 애플 측에서는 이제 포화 상태에 이른 애플 마니아보다는 가격 때문에 애플 제품을 구매하지 못하고 있는 잠재 고객에 눈을 돌릴 수 밖에 없게 됐다는 분석이다.

시장조사설문 기관인 IDC에 따르면 애플의 시장 점유율은 잡스의 영향력이 살아 있던 2011년 4분기엔 23%로 상당히 높았으나 2012년 3분기에는 14.6%로 급격히 떨어져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