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진 한 가옥에서 기도드리는 북한 지하교회 성도들의 모습. ⓒTV조선 캡처 |
북한 지하교회 성도들의 예배 모습이 최초로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조선일보와 TV조선은 지난 2007년 촬영된 북한 성도들의 기도모습 등을 1일 공개했다.
북한선교단체인 서울USA가 제공했다는 이 영상은 65분 분량이며, 함경북도 청진의 한 주민이 집에서 비밀리에 예배드리거나 기도하는 모습을 담았다.
화면 속 3인의 성도들은 두 손을 모은 채 “하나님 아버지시여, 이 나라 공민들 앞길이 점점 비참해지는데, 왜 자비를 베풀어 주시지 아니합니까. 김정일이 살아있는 한 진짜 이 나라 공민들은 밝은 세상을 볼 수 없습니다” 라고 기도했다. “입 벌리기만 하면 내일은 잘 산다, 내일 내일 하면서…. 1년 넘게 기도를 드리건만 왜 자비를 안 베풀어 주십니까”라고도 했다.
가족으로 추정되는 이들 남성 2인과 여성 1인은 예배를 드리기 전 벽에 걸려있던 김일성과 김정일 초상화를 벽에서 떼내 얼굴을 아래쪽으로 향하도록 바닥에 놔두기도 했다.
한 여성의 별도 기도 영상에서는 “이 나라는 독재정치가 판을 쳐서 수많은 사람이 굶어죽고 감옥에 들어가 매 맞고 병에 걸려도 약을 쓰지 못하고 죽고 있습니다. 하나님 아버지시여, 당신의 아들 딸들이 죽어가고 있는데 왜 구원의 손길을 주지 않으십니까” 라는 기도 내용도 방영됐다.
서울USA 폴리 현숙 회장은 “영상에 등장한 교인들은 2007년 붙잡힌 뒤 모두 연락이 끊겼다”고 밝혔다. TV조선 앵커는 이들이 모두 처형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했다.
이들이 성경과 찬송을 접한 경로는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나드는 브로커들의 ‘보따리’이다. 미국이나 한국 선교단체들에 고용된 브로커들은 KBS <겨울연가>, <아이리스>, TV조선 <한반도> 등 드라마 DVD를 USB 등을 통해 들여보내면서 북한 주민들을 위한 설교 영상들을 편집해 끼워넣고, 탈북시 구조요청 연락처 등도 담아놓았다. 한류와 현금을 통해 북한 선교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이 영상에서는 브로커로부터 이 보자기를 건네받은 북한측 인사가 현직 군인으로 확인돼 놀라움을 안겨주기도 했다. DVD가 북한에 유입된 이 경로를 되밟아, 이번 예배 영상 뿐 아니라 굶주린 북한 주민들의 모습과 결혼식 영상 등도 다시 중국으로 넘어왔다. 이를 이 매체는 북·중 국경지대의 ‘바이블 루트’라고 명명했다.
그러나 서울USA 폴리 현숙 회장은 “영상에 등장한 교인들은 2007년 붙잡힌 뒤 모두 연락이 끊겼다”고 밝혔다. TV조선 앵커는 이들이 모두 처형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 美 풀러신학교 통계에 따르면 북한 지하교회 성도는 13만 5천여명, 순교자는 1만 6천명 이상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북한에서는 이러한 움직임들을 ‘남조선발(發) 황색문화’라며 철저한 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이날 공개된 북한 내부문건에는 “USB 기억매체를 통하여 썩어빠진 자본주의 사상 문화가 류포되는 현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규률을 철저히 하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북한인권선교회 김희태 목사는 “북한에서는 한국 드라마가 엄청난 인기이고, 끼니는 굶어도 한국 드라마 DVD를 몰래 구하겠다는 말이 나돌 정도”라며 “한국 드라마를 본 북한 주민이 절반 정도로 추정될 만큼 인기가 좋아, 한국 드라마를 이용하면 뭐든 위장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