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의 한 교회가 교회 건물에 예수님을 동성애자로 묘사한 간판을 달아 물의를 빚고 있다.

현지 언론인 오클랜드 나우(Auckland Now)에 따르면, 시내에 위치한 성 마태 성당의 성탄 광고는 무지개 후광에 둘러싸인 아기 예수의 그림에 “크리스마스, 예수가 커밍아웃(동성애자임을 드러내는 것)을 할 시간”이라는 문구가 새겨 있다.

글린 카디(Glynn Cardy) 신부는 이에 대해 “예수의 인성을 높이기 위해서”라고 해명했다. 그는 “우리는 예수의 성적인 취향을 알지 못한다. 만약 그가 게이라고 한들, 무엇이 달라지겠는가?”라고 물었다.

이 소식은, 미국 성공회 지니 로빈슨(Gene Robinson) 주교가 방송인 존 스튜어트(Jon Stewart)에게 “예수님이 동성 가족과 게이, 레즈비언 등 성적인 소수자들을 인정해 왔다고 믿는다”고 말한 직후에 나왔다. 지니 로빈슨 주교는 공식적으로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밝힌 바 있다.

로빈슨 주교는 스튜어트에게 “여기에, 일반적으로 결혼이 요구되는 문화 속에서 자신의 시간 대부분을 12명의 남성들과 함께 지냈던 한 남자가 있다”며 “그 가운데 세 명은 리더급이었고, 세 명 중 한 명은 성경에서 ‘사랑했던 제자’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예수가 게이였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를 남편, 아내, 아이들로 구성된 가족의 영역 안에만 묶어두는 것을 조심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내용의 보도가 나가면서 많은 기독교인들과 네티즌들 사이에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이를 보도한 미국 허핑턴 포스트에는 약 2,000개가 넘는 댓글이 올라왔다.

한 네티즌은 “이 간판은 내려야 할 필요가 있다. 예수님은 우리의 단 한 분 뿐인 구세주다. 예수님은 거룩하고 온전하시며 전혀 죄가 없으신 분이다. 또한 장차 왕으로 오실 분”이라고 반박했다. 다른 네티즌은 “영국 성공회는 이혼한 왕에 의해 세워지더니, 이제 게이 주교까지 두고 있구나. 멋지다”라고 비꼬기도 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내 아내가 핑크색 티셔츠를 사줘서 입고 다녔다. 다른 사람이 나를 게이라고 생각하면 어떤가? 예수님이 존재했고, 예수님에 대한 이 이야기가 진실이라서 여러분이 예수님이 게이라고 믿었다면, 그래서? 그러나 나는 게이가 기독교인이 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라고 말했다.

최근 미국의 일부 지역과 유럽 등지에서 동성애 합법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동성애를 드러내고 지지하는 경향이 종교계에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주 미국에 한 출판사는 성경을 동성애 옹호적으로 해석한 ‘퀸제임스’(Queen James) 성경을 출판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통적 신앙을 가진 기독교인들은 이러한 동성애 합법화에 반대하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의 젊은 기독인들도 동성애 합법화 움직임에 반대하여 결혼과 가정에 대한 전통적인 관점을 알리고 지지하는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09년 약 176명의 개신교 복음주의, 정교회, 가톨릭 지지자들이 모여 ‘맨해튼 선언’을 발표했다. 인간 생명의 신성함, 결혼의 존엄성, 양심과 종교의 자유에 대한 권리 등 세 가지는 타협이 불가능한 것이라고 천명한 이 선언은, 많은 기독교인들의 지지를 이끌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