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 495주년을 기념해 이승구 교수(합동신대)가 시무하는 언약교회에서 20-21일 오후 6시 신앙강좌를 개최 중이다.


강좌는 첫날 김열 교수(고신대)의 ‘개혁파 교회 장로 제도의 이론적·실천적 의미’, 둘째날 이승구 교수의 ‘제1치리서와 제2치리서를 통해 본 장로교회의 특성’ 등으로 나뉘어 열렸다.


남아공 개혁교회로 본 한국교회 장로직분 개혁


김열 교수는 남아프리카공화국 개혁교회 장로직을 모델로 한국교회 장로직 개혁에 대해 제안했다. 그에 따르면 장로직은 사도시대 신약성경에 근거한 직분이었으나 중세 교권체제에 의해 감독의 시중을 들면서 그 고귀함이 전락했지만, 종교개혁자 칼빈이 개혁하고 회복한 제도이다.


김 교수는 한국 장로교회 헌법에 나타난 장로들의 직무로 △목사와 함께 행정과 권징 관리 △교회의 영적 관계를 살피는 일 △교인 심방·위로·교훈 △교인 권면 △교인들이 설교대로 신앙생활을 하는지 살피는 일 △언약의 자녀 양육 △교인을 위해 기도와 전도하는 일 △목회에 필요한 제반사항을 목사에게 알리는 일 등을 꼽았다. 이와 비교해 남아공 개혁교회 장로들은 구역을 맡아서 돌보거나 목사와 함께 목양을 하고, 성찬식 준비와 참석 여부를 점검하거나 은사와 사역에 따른 역할을 배치하며, 집사회와 협력 및 견제를 하면서 목회의 조언자와 감독자 역할을 하고 있다.


남아공 개혁교회 장로 피택과 임직 과정도 설명했다. 김 교수는 “남아공 개혁교회는 장로들을 개교회에 속한 것으로 보기 때문에, 장로들의 수 결정과 피택, 장립 등이 전적으로 당회 소관 아래 있다”며 “장로님 결원 혹은 증원이 필요할 경우 약 4주간 교회에 후보 천거를 부탁하고, 교인들의 천거 편지와 함께 당회는 모든 남성 세례교인들을 체크하면서 후보자 명단을 작성한다”고 설명했다. 이후 당회에서 살핀 다음 배수를 뽑아 교회에 공천하고, 모든 교인들이 투표하여 뽑는다.


이를 기초로 한 효율적 당회 의사결정 절차를 제시하기도 했다. 먼저 당회원으로서 의견을 내기 전에 충분한 의견수렴을 거친 후 성경적이고 법적으로 검토된 사항들을 개진하고, 당회 소집 1주일 전 전 당회록과 안건을 미리 주면서 모든 당회원들이 사전에 심사숙고한 후 토론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토론 중에는 다른 이들의 인격이나 의견을 존중하고, 제안된 안이 제직회 승인이 필요하거나 바로 부서에 일임할 수 있는 일인지 구분하며, 중요한 결정의 경우 다시 한 번 신중하게 기도하면서 생각하는 것도 필요하다. 결의된 사항은 책임지고 일관성 있고 신속하게 추진하고, 진행 사항을 사후 보고받으면서 이행여부를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


김열 교수는 “장로들은 늘 성경과 예수님의 뜻에 합치되는지, 성령의 인도하심이 있는지, 교회의 신앙고백이나 교회법 등에 위반되지는 않는지를 늘 살피고, 교인들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여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정리했다.


스코틀랜드 전체 교회와 학교 성경적 정비하려 한 문서

▲이승구 교수
미리 배포된 자료집에 따르면 이승구 교수는 지난해에 이어 스코틀랜드 종교개혁의 의미를 살피면서 스코츠 신앙고백서(1560)와 더불어 스코틀랜드 전체 교회와 학교의 조직을 성경적으로 정비하려 한 제1치리서(The First Book of Discipline·1560)와 이를 후에 변경한 제2치리서(The Second Book of Discipline·1577-8)를 소개했다.


왕실 군대와 전쟁까지 치른 끝에 1560년 7월 6일 에딘버러 조약으로 영국과 프랑스군이 동시 철수함으로써 스코틀랜드는 독자적으로 정치적·종교적 문제를 개신교적 방향으로 해결할 수 있게 됐다. 개신교파는 존 녹스(John Knox) 주재 하에 1560년 7월 19일 감사예배를 드리고, 가톨릭과의 계속적인 투쟁에 나서는 한편 교회의 조직과 체제에 대한 계획을 담은 제1치리서를 12월 에딘버러 총회에 제출했다. 이 문서는 의회에서 통과되지 못했으나, 교회는 독자적으로 1년에 두 번씩 총회로 모여 이 치리서 내용대로 교회와 사회 전체를 개혁하려 했다.


제1치리서는 제1항 교리편에 다른 모든 것을 함축하고 있다. ‘그리스도 예수님을 아버지 하나님이 유일한 머리로 명령하여 세우시고 그의 양들이 따르도록 하신 것을 볼 때에 우리들은 그의 복음이 이 왕국의 모든 교회(kirk)와 모든 모임(assembly)에서 참되고도 공개적으로 선포되는 것이 필요하며, 그의 복음에 위반되는 모든 교리들은 사람의 구원에 도움이 안될 정도가 아니라 정죄받을 만한 것으로 여겨져서 온전히 배제되어야만 한다’.


이후에는 성례 문제, 우상숭배 폐지 문제, 목사들과 합법적 선출 문제, 목사들에 대한 사례와 교회 재산 및 임대료 분배 문제, 치리 문제, 장로·집사 선출 문제, 혼인·장례 등 정책에 대한 문제 등을 다루고 있다. 제2치리서는 녹스 사후 지도자 역할을 했던 앤드류 멜빌(Andrew Melvile) 주도 하에 작성됐으며, 스코틀랜드에 철저한 장로교 조직이 형성되는 데 기여했다.


이승구 교수는 “여기서 ‘성경적’이라는 말은 명확한 성경적 근거를 뜻하기도 하지만, ‘성경 전체로 볼 때 보다 바른’이라는 뜻으로 생각될 수도 있는 문제들이 언급된다”며 “제1·2 치리서에서 언급된 구체적 사안들은 폭넓은 의미에서 하나님의 뜻에 가까운가 하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 문서들의 또 하나의 특성은 스코틀랜드 전체 교회와 학교의 개혁과 관련된 문서라는 것”이라며 “하나님의 경륜 가운데 지도자들이 성경적 견해를 갖고 있으면 이러한 ‘국가 교회(national church)’적 생각이 의미있고 아름다운 결과를 낼 수 있으나, 그렇지 않을 때는 이런 이상이 오히려 문제를 낳을 수 있으므로 네덜란드 아브라함 카이퍼처럼 애통하면서 참 교회를 선언하고 나와야 하는 결과를 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