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AFP=연합뉴스) 미국 폭스TV에서 경찰과 차량 탈취 용의자의 추격전을 생중계하던 중 용의자가 권총으로 자결하는 장면이 그대로 방영되는 방송사고가 났다.


폭스TV의 '마이폭스피닉스' 뉴스는 28일(현지시간) 오후 미 애리조나주(州) 피닉스의 고속도로에서 빨간색 닷지 캘리버 해치백 모델을 훔친 용의자가 경찰의 맹추격을 받는 장면을 생중계했다.


1시간 이상 시속 175㎞로 질주하던 용의자는 애리조나 사막 쪽으로 향하다가 갑자기 차량을 버리고 인근 숲속으로 도주, 소지하고 있던 권총을 꺼내 자신의 오른쪽 관자놀이에 대고 방아쇠를 당겼다.


방송이 실제 전파를 타기까지는 5초 정도 지연시간이 있기 때문에 이 장면을 먼저 본 진행자 셰퍼드 스미스는 즉각 방송 진행 요원들에게 "그만둬!"라고 계속 외쳤지만 이 장면은 190만명의 시청자들에게 여과 없이 전달됐다. 용의자는 그 자리에서 쓰러졌으며 생사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스미스는 "방영되어서는 안 될 장면이었다"면서 거듭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그러나 방송 직후 이 장면은 트위터와 유튜브를 통해 급속도로 전파됐으며 몇 시간 이후 유튜브 측은 사이트 규정에 위반된다면서 관련 영상을 삭제하고 나섰다.


한편, 자동차 추격전 생중계는 미국 TV의 주요 프로그램 장르 중 하나로, 자극적인 추격 장면은 인기를 끄는 동시에 선정성 때문에 끊임없이 비판을 받아왔다.


플로리다 소재 포인터 언론연구소의 알 톰킨스는 "이런 사고는 10년 이상 매번 일어나고 있지만 방송사들은 그때마다 사과만 할 뿐 일시적인 시청률 상승을 즐기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