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미국의 명문 텍사스대(UT) 로스쿨은 1883년 설립 이후 70년 가까이 흑인 학생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1950년 이에 반발해 소송을 제기한 흑인 헤먼 매리언 스위트의 손을 대법원이 들어주면서 오랜 `전통'은 깨졌고, 지금은 텍사스대 전체 학생 가운데 백인이 절반을 넘지 않는다.


이처럼 흑인 인종차별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텍사스대가 이번에는 `백인 인종차별'로 대법원의 판결을 기다리는 처지에 놓였다.


지난 2008년 텍사스대 입학을 거부당한 백인 여학생 아비게일 피셔가 "백인이라는 이유로 역차별을 당했다"며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된 법정 다툼은 다음달 연방 대법원 심리를 기다리고 있다.


피셔가 문제삼은 것은 텍사스대의 이른바 `상위 10% 정책'으로, 텍사스주(州) 고교에서 최상위 성적 학생들에게 입학 자격을 부여하는 정책이다.


당시 상위 10%에 들지 못했던 그는 대학측의 소수자 우대정책 때문에 같은 성적이라도 흑인과 히스패닉 학생은 이 정책의 혜택을 받고 백인은 제외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대법원이 만약 피셔의 주장을 받아들인다면 소수계 우대정책이 보편화된 미국 대학의 정책에 일대 변혁이 불가피하게 된다.


지방법원과 항소법원이 이미 텍사스대의 손을 들어주긴 했지만 존 로버츠 대법원장 등 보수성향의 대법관들이 이 정책에 대해 회의적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결과가 뒤집어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번 심리가 미 역사상 2번째 흑백 대결인 11월 대선을 앞두고 진행되면서 선거 이슈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다양한 배경을 가진 학생들에게 교육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에서 소수계 우대정책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28일 "이번 대법원의 결정이 미국의 공ㆍ사립 대학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어마어마할 것"이라면서 "이번 판결에서 중요한 변수 가운데 하나는 대법원 자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