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AP=연합뉴스) 미국 뉴욕시가 학교에 이어 병원에서도 정크푸드를 퇴출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뉴욕시 보건당국에 따르면 몇 달 안에 시내 모든 병원의 구내식당에서 닭튀김이나 '슈퍼사이즈(대용량)' 탄산음료 등을 찾아볼 수 없게 된다.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은 24일 비만퇴치 운동의 하나로 병원의 자발적 참여를 도모하는 '건강한 병원 음식 구상(Healthy Hospital Food Initiative)'의 적용 범위를 이같이 확대한다고 밝혔다.


뉴욕시는 앞서 시내 15곳의 공공병원을 상대로 입원환자에게 제공하는 식단의 열량을 줄이고 설탕이 함유된 음료와 간식류의 판매를 제한하도록 했다.


블룸버그 시장은 지난 일 년간 뉴욕시 소재 사설 병원 16곳이 시당국의 비만퇴치 노력에 추가로 동참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지침 내용도 더욱 구체화했다. 앞으로 병원내 구내식당은 튀김기를 사용할 수 없고, 녹색 채소를 중심으로 한 샐러드를 의무적으로 모든 메뉴에 포함해야 한다.


대부분의 뉴욕시 병원들은 이미 자판기에서 판매하는 탄산음료를 두 종류 이하로 제한했다. 아이스크림 판매를 중단하거나 모든 식단에서 백미를 현미로 교체한 곳도 있다.


병원들은 비만을 포함해 여러 질병질환을 치료하는 시설에서 몸에 좋지 않은 음식을 판매하는 행위는 위선적이라면서 시당국의 결정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이날 맨해튼 소재 사설 병원을 찾은 한 남성은 "정크푸드 과다섭취를 예방하는 취지에는 동의하나 병원이 그 선택을 강요해선 안 된다"면서 "뭘 먹고 마실지조차 자유롭게 결정할 수 없는 나라가 돼버렸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블룸버그 시장이 구상하는 '복지국가(nanny state:국가가 사사로운 개인행동까지 통제한다는 경멸적 의미)'의 또 다른 사례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