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1970년대에 80%에 달했던 미국 공립학교의 백인 학생 비율이 지금은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이 갈수록 다인종 사회로 변화하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지금도 백인은 대부분 백인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학교에 다니는 등 공립학교 학생들의 인종 분리 현상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0일 보도했다.


캘리포니아주립대학 시민권 프로젝트 팀이 2009∼2100학년도 미국 교육부 자료를 분석해 만든 자료에 따르면 히스패닉의 43%와 흑인의 38%는 전체 학생에서 백인의 비율이 10%도 안되는 학교에 다니고 있다.


특히 히스패닉과 흑인 7명 중 1명 이상이 백인 비율이 1%도 안되는 학교에 등록돼 있다.


히스패닉 학생의 소외가 가장 심한 곳은 캘리포니아주와 뉴욕주, 텍사스주 등이고 흑인 학생의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애틀랜타와 시카고, 디트로이트, 휴스턴, 필라델피아 등으로 조사됐다.


보고서 작성자인 게리 오필드 교수는 "심각한 인종 분리 현상이 일반적인 추세로 굳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분리 현상은 인종에만 국한되지 않아 저소득층 학생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학교에 다니는 히스패닉과 흑인이 그런 학교에 다니는 백인이나 아시아계 학생보다 2배가 많았다.


평균적으로 히스패닉과 흑인들이 다니는 학교에서는 전체 학생의 3분의 2가 저소득층에 속했다. 오필드 교수는 이런 학교일수록 예산이 적고 학업에 관심을 가진 학부모와 경험이 풍부한 교사가 드물다고 지적했다.


NYT는 이런 인종 분리 현상이 미국 교육의 미래에 관한 논쟁과 맞물려 있어 해결책 도출이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교육단체 내부에서는 최근 미국 전역에서 교사 평가 방식과 재임용 기준을 강화하는 정책이 잇따라 도입되는 것이 취지와 무관하게 인종 분리 현상을 심화할 것이라는 지적을 내놓는다.


버클리 캘리포니아주립대의 러커 존슨 교수는 "학생들의 성적을 토대로 교원 평가가 이뤄진다면 교사들이 저소득층과 소수인종 비율이 높은 학교를 꺼릴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