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미국 유력 일간 워싱턴 포스트(WP)가 18일 한국의 전통 음식인 김치를 만드는 법과 그 효능을 자세히 소개했다. 이 신문 팀 카먼 기자가 최근 버지니아주(州) 센터빌의 불런(Bull Run) 공원에서 열린 코러스 페스티벌(KORUS Festival)의 부대 행사인 '광주세계김치문화축제'에 다녀와서 쓴 것이다.
기사 제목도 '김치, 한국의 저렴한 건강보험'이다. 취재는 김성훈 광주세계김치문화축제 위원장(전 농림부 장관)의 만남부터 시작됐다. 김 위원장은 이 채소 발효 식품이 재생 피부 관리 상품으로 '세포라'(프랑스를 대표하는 화장품 전문 매장)에서도 판매될 수 있다는 점을 확신시키려 애썼다.
그는 다짜고짜 기자에게 "난 일흔세 살이다. 주름살이 있느냐"고 물었다. 김 위원장의 동그랗고 친근하며 안경 낀 얼굴을 보니 주름살이 없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기자는 털어놨다.
눈가에 잔주름도 없었고 모자를 눌러 썼기 때문에(김 위원장은 머리숱은 많지 않다) 절반밖에 보이지는 않았지만 이마에 깊은 주름도 없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직설적으로 김치를 '노화 방지'(anti-aging) 식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근처에 있던 화려한 색상의 한복을 입은 세 여성을 가리켰다. 김치 명인(kimchi masters)이라고 했다. 그들의 피부 또한 흠 잡을 데 없이 부드러워 보였다. 김 위원장은 그 사람들 나이를 묻지 말라고 경고했다.
10회째를 맞는 코러스 축제에서 수백 종류가 있는 김치를 널리 알리는 게 김 위원장의 목적이라고 기자는 기사에서 소개했다. 노이로제에 걸린 듯 생명을 연장하려는 욕구가 강한 미국을 겨냥해 식물 섬유 함유량이 많고 지방이 적은 김치의 건강기능과 효능, 능을 미국인들에게 세일즈하러 왔다는 것이다. 김치의 젖산균은 소화를 돕고 비타민 A, B, C도 풍부하다.
주최 측은 미국인들에게 김치 만드는 방법도 가르쳐줬다. 축제가 개막하기 전에 세 명의 김치 명인은 기자도 참여시켜 앞치마를 두르고 비닐장갑을 끼고 얼얼하게 입맛을 돋우는 젓갈을 미리 소금에 절여 놓은 배추에 버무리도록 했다.
기자는 김호옥 명인과 한국김치협회 회장인 김순자 명인 사이에 끼어 있었는데 두 명 모두 김치를 만드는 과정에서 거리낌 없이 잘못된 부분을 지적했다.
배추의 각 잎을 내화벽돌처럼 새빨간 속으로 완전히 바르는 것으로 작업이 끝나는 건 절대 아니고 양념이 흘러나오지 않게 배추를 겉잎으로 싸기 전에 할 일이 있다. 노란 배춧잎 하나를 뜯어내 돌돌 말아 옆에 있는 사람의 입에 신선하고 불같이 매운 한 입을 넣어주는 것이다.
두 김씨 명인은 식탁 옆에 앉은 배고픈 강아지에 하듯 연신 자신에게 김치를 먹여줬다고 카먼 기자는 설명했다. 카먼 기자는 깔끔하게 포장된 김치 두 통을 선물로 얻어와 나중에 먹을 수 있게 상온에서 더 숙성시킬지, 천천히 익도록 냉장고에 곧바로 넣어둘지 상의해 아내의 의견을 존중해 후자를 결정했다. 아내는 발효된 생선 냄새를 미국 의회 어디선가에서 나는 것으로 빗댔다.
카먼 기자는 지난 며칠간 미식축구를 보면서 김치를 날것으로 조금씩 먹거나, 감칠맛을 내려고 토마토와 함께 샌드위치에 끼워 먹었는데 가장 좋아하는 주전부리가 됐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피부가 더 탱탱하게 보이는지 궁금해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