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연합뉴스) 경찰 특별방범 경계기간에 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된 강도 피의자가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탈주했다. 특히 이 피의자는 2008년 여중생을 성폭행해 3년간 감옥살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들어 대구지역에서 피의자 도주 사건이 3건이나 발생했고, 2건은 동부경찰서에서 일어나 경찰의 피의자 관리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다.


17일 오전 5시께 강도상해 혐의로 대구 동부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된 최갑복(50)씨가 가로 45㎝, 세로 15㎝ 크기의 유치장 배식구를 통해 밖으로 빠져나왔다.


이어 최씨는 2m 높이의 벽면에 설치된 또다른 창문의 창살 틈을 통해 경찰서 밖으로 달아났다.


최씨가 빠져나간 창문에는 3개의 쇠창살이 가로로 설치돼 있고, 창살 사이의 틈은 일반인들이 빠져나가기에 불가능한 13.5㎝였다.


또 최씨가 달아날 때 동부서 유치장에는 모두 8명의 피의자가 유치돼 있었고, 최씨는 다른 유치인 2명과 함께 유치장 3호실에 수감돼 있다가 달아났다.


도주 당시 함께 수용된 다른 유치인들이 최씨 탈주를 눈치채지 못한 것은 물론 유치장 관리를 하던 경찰관 3명도 보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씨는 성폭행, 준강도 등 전과 25범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지난 7월 3일 가정집에 침입해 물건을 훔치다가 들키자 주인과 격투끝에 전치 3주의 상해를 입힌 후 도망쳤다가 지난 12일 붙잡혔다.


최씨는 2008년 알코올 중독으로 입원했다가 같은 병실의 환자에게 면회온 여중생에게 취직시켜주겠다고 꾀어 자신의 집에 붙잡아 두고 며칠동안 성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08년 2월 경찰에 붙잡혀 3년을 교도소에서 복역했다. 최씨는 전자발찌 착용 대상은 아니라고 경찰은 밝혔다.


17일 도주 당시 그는 당시 웃옷을 벗고 가로 45㎝, 세로 15㎝의 배식구를 통해 유치장 밖으로 빠져나온 뒤 건물 외부로 통하는 하나 밖에 없는 창을 통해 달아난 것으로 추정됐다.


그는 키 165cm의 마른 체격으로 달아날 당시 검은색 체육복 바지를 입고 있었다.


그러나 경찰은 최씨가 유치장을 벗어난 뒤 2시간이 넘게 지난 오전 7시35분께 도주 사실을 확인, 연고지 등에 형사들을 보냈다.


경찰은 유치장 관리를 맡은 경찰관 등을 상대로 감찰 조사를 진행, 소홀한 직무를 확인하면 징계할 방침이다.


지난 3일에는 강도혐의로 연행된 10대 2명이 대구 서부경찰서 형사계에서 조사를 받다가 달아났다.


또 지난 3월에는 폭행혐의로 대구 동부경찰서의 한 지구대에 연행된 40대가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달아났다가 열흘만에 붙잡히기도 했다.


시민 이모(40)씨는 "최근 전국적으로 강력범죄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구속까지 시킨 피의자를 놓쳐버리는 경찰에 치안을 맡기고 있다고 생각하니 불안하다"며 "경찰의 근무기강 확립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청은 지난 3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를 특별방범 기간으로 정하고 비상근무를 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