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연합뉴스) 전남 나주에서 잠자던 초등생 여자아이를 납치해 성폭행한 범인 고모(23)씨의 범행이 애초부터 계획적 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초등학교 6학년인 첫째딸(13)을 노리고 피해자 집에 갔다가 거실 입구쪽에 자고 있던 셋째딸(7.초등학교 1년)을 이불째 안고 납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나주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유치장에 입감되기 위해 경찰서 밖으로 나온 고 씨는 1일 자정쯤 "첫째 딸을 노렸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예"라고 짧게 대답했다. 고 씨는 술에 취한 채 피해 어린이 A양의 집에 들어가 A양의 언니를 범행 대상으로 노렸으나, 안쪽에서 부근에서 자던 큰딸 대신 A양을 이불째 납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 당시 A양의 언니는 4형제 가운데 막내(4), 다음으로 거실 안쪽에서 자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고 씨는 평소 드나들던 피시방에서 만난 A양 어머니와 집, 가정형편 등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 당일에도 피시방에서 A양 어머니를 만나 '애들 잘 있느냐?"며 안부를 묻기도 했다.


경찰은 고씨가 A양 어머니보다 1시간가량 먼저 피시방에서 나온 점도 계획적 범행이었음을 입증하는 중요한 정황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또 A양의 집이 길거리와 맞닿아 있는 상가형 주택으로, 미닫이 형태의 문만 열며 곧바로 거실 이어서 범인이 손쉽게 피해 어린이를 안고 갈 수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범행 당일에는 A양 어머니가 밤늦게 피시방에 가면서 문단속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고씨는 유치장으로 가려고 호송차량에 오르기 전 취재진에게 굳은 표정으로 "할 말이 없습니다. 죄송합니다"라고 짧게 말했다. 31일 오후 1시25분께 전남 순천의 한 PC방에서 검거된 고 씨는 수사본부가 꾸려진 나주경찰서에 압송돼 9시간 동안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으며 대부분 혐의를 시인했다고 경찰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