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다시 '파티의 왕자'로 전락했다. 최근 몇년간 이어진 영국 해리(29) 왕자의 '이미지 쇄신' 노력이 나체사진 소동 때문에 무위로 돌아가려는 양상이다. 22일(현지시간) 데일리 텔레그래프를 비롯한 영국 언론들은 해리 왕자의 이번 행동이 영국 왕실의 체면을 구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텔레그래프는 왕위계승 서열 3위인 해리 왕자가 과연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대신해 왕실의 일원으로 활동할 능력을 갖췄는지에 대한 회의론이 일고 있다고까지 지적했다. 영국의 기자 출신 저술가 엠마 켈러는 가디언에 게재한 글을 통해 해리 왕자를 왕실에서 내쫓자는 과격한 제안을 하기도 했다.


이번 사건은 영국인들 사이에서 왕실 경호를 위해 매년 1억2천만 파운드(약 2천200억 원)의 세금을 지불하는게 타당한지에 대한 논쟁으로까지 번질 태세다.


영국 육군 관계자는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현직 장교인 해리 왕자가 부대로 복귀하면 중징계까지는 아니더라도 견책을 피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근무중이든 아니든 품위를 유지해야 하는 복무 규정을 명백하게 위반했기 때문이라는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해리 왕자는 10대 시절부터 대마초 흡연과 음주로 재활센터 신세를 졌고, 2005년에는 나치 제복을 입고 파티에 참석해 영국을 발칵 뒤집는 등 끊임없는 말썽을 일으켜 왔다.


이후 그는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최전선에서 복무하고 외국의 공식 행사에 참석했으며 지난 12일 런던올림픽 폐막식에는 여왕 대신 참석하기도 했다.


이런 해리 왕자의 행동들은 형인 윌리엄 왕자의 결혼과 맞물려 해리 왕자 자신은 물론 왕실의 이미지를 높였다.


하지만 미국 연예전문매체 티엠지(TMZ)에 전날 실린 두 장의 나체 사진은 어렵사리 개선되는 듯 했던 해리 왕자의 이미지를 한순간에 '불량 왕자'로 돌려놓았다는게 영국 언론들의 풀이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영국 왕실에서 해리 왕자의 나체 사진이 언론에 더 이상 공개되지 않도록 막으려 시도했고, BBC뉴스는 해리 왕자의 친구 아버지의 말을 빌어 해리 왕자가 언론의 '손쉬운 먹잇감'이라고 보도했지만, 해리 왕자에 대한 영국인들의 싸늘해진 시선을 되돌리려면 전보다 더 큰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영국 언론들은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