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성폭력 피해 여성에 대한 부적절한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미국 공화당 소속 토드 아킨(미주리) 연방 하원의원이 21일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하며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내부에서도 오는 11월 총선 출마 포기를 종용하고 있어 사퇴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아킨 의원은 이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게재한 광고를 통해 지난 주말 지역방송과의 인터뷰 내용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그는 30초 분량의 동영상 광고에서 "성폭력은 사악한 행동이다. 나는 잘못된 방식으로 잘못된 용어를 사용했고, 그에 대해 사과한다"면서 "사실 성폭력은 임신으로 이어질 수 있고 많은 피해자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주말 "`진짜 성폭행(legitimate rape)'을 당한 여성은 체내에서 (임신을 차단하기 위해) 모든 것을 닫으려고 반응하기 때문에 임신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주장한 것을 스스로 번복한 셈이다.
그는 특히 "두 딸의 아버지로서 (성폭행) 가해자에 대한 준엄한 심판을 원한다"며 "성폭력 피해자들에 대해 연민을 하고 있고 그들을 위해 기도한다"고 강조한 뒤 "여러분의 용서를 구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오는 22일부터는 TV광고를 통한 사과를 위해 광고시간을 섭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아킨 의원의 이런 `사과 행보'는 이번 발언이 올 연말 선거에서 승부를 좌우할 중대변수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공화당 내부에서조차 비난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은데 따른 것이다.
대통령 후보인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전날 아킨 의원의 발언에 대해 즉각 강도높은 비판을 가한 데 이어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 콘 코닌 전국공화당상원위원회(NRSC) 의장 등 공화당 지도부 인사들도 일제히 비판 성명을 내고 아킨 의원에게서 등을 돌렸다.
특히 일부 공화당 인사들은 오는 11월 총선에서 상원의원 후보로 나설 아킨 의원에게 노골적으로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또 부통령 후보인 폴 라이언 하원의원도 이날 아킨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롬니 전 주지사의 우려를 전달하면서 그의 발언이 공화당과 총선에 나설 다른 후보들에게 미칠 영향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총선 후보자가 특별한 절차없이 자진사퇴할 수 있는 시한인 이날 5시를 앞두고 아킨 의원은 아직 사퇴 의사가 없다는 뜻을 견지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