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수 목사. |
이 목사는 소위 ‘교회 해체’라는 자극적 표현으로 잘못 알려진 자신의 설교가, 결국은 오늘날 한국교회 위기를 목도하고 그것을 애통해 하는 가운데서 나온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미래를 결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특정 교회만 부흥하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분당우리교회가) 등록교인 기준으로 매년 1년에 3천5백명씩 늘고 있다. 추측하기에 올해는 5천명 정도가 늘 것”이라며 “사람들이 분당우리교회라는 특정한 교회로 몰려드는 것을 그대로 방치하는 게 과연 양심에 옳은 일인가. 물론 이 땅의 모든 교회가 다 그렇다면 축제 같은 일이지만, 교회가 신음하고 문을 닫고 팔려나가는 현실 앞에서 한 교회가 비대해지는 걸 즐기는 게 옳으냐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화 ‘타이타닉’의 한 장면을 묘사한 이 목사는 “한가롭게 여유를 즐기던 배 위의 사람들이 암초를 만나자 혼비백산했다. 그걸 보며 내 눈에 들어왔던 것은 기울어진 배로 인해 사람들이 한 쪽으로 쏠렸다는 것”이라며 “지금 분당우리교회로 1년에 3천5백명씩 몰리는 게 바로 쏠림현상이다. 그런데 왜 이걸 즐기고만 있을 수 없느냐. 그 다음은 침몰이기 때문이다. 배가 가라앉는다. 그런데도 교인이 느는 것을 즐기고만 있다면 나는 삯꾼”이라고 역설했다.
이 목사는 “물론 내가 은퇴할 때까지 나는 지금을 즐겨도 되는 상황이다. 그런데 하나님 나라가 나 하나만을 위해 존재하나”라고 물으며 “지금 이 특정한 교회로 사람들이 쏠리는 현실 앞에서 우리는 뭔가를 시도해야 한다. 뭔가 절박하게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물이 새고 있는 그곳을 몸으로라도 막으려는 몸부림 말이다. 그게 지난 7월 1일 설교의 요지였다”고 설명했다.
교회 몸집을 줄이겠다는 자신의 설교가 파장을 일으키자 일면 두렵기도 했다고 그는 고백했다. 이 목사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설교가 일파만파 퍼지면서 마음이 힘들었다. 영적 두려움에도 빠졌다”며 “아무리 내가 선하다 할지라도 그것이 주변 교회를 민망케 하고 결과적으로 한국교회에 누를 끼칠 수도 있다는 생각에 한없이 두려웠다. 왜 주님께서 뱀처럼 지혜로워야 한다고 말씀하셨는지 뼈저리게 깨달았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한편 행복하기도 했다고 그는 말했다. 이 목사는 “설교가 나간 후 세상이 들썩일 때 교역자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사람이 구름같이 모여들거나 겉으로 누리는 성공보다 더 행복한 것은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고 그것을 확신해서 그 길을 향해 발걸음을 떼는 것이라고”라며 “그게 바로 행복이다. 그래서 나는 행복하다. 1명이 모이는 교회가 8배로 성장하는, 그런 일에 내가 쓰임 받을 수 있다면, 그 과정에서 좀 불편을 겪고 혹 지금의 교회를 떠나는 아픔을 경험한다 하더라도 그것이 내게 기쁨이 됨을 확인한다면 우리의 인생은 활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