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연합뉴스) 바다에 빠져 실종됐던 40대 선원이 수 시간 동안 최장 10km를 헤엄쳐 뭍으로 나와 무사히 구조돼 화제가 되고 있다. 18일 제주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10분께 제주시 차귀도 북서쪽 5km 해상에서 여수선적 안강망 어선 A호(89t)의 선원 최모(47ㆍ전남 여수시)가 실종됐다고 동료 선원이 제주해경에 신고했다.


다행히 최씨는 오전 8시10∼30분께 사고해상에서 9.8km 떨어진 제주시 한경면 서부하수종말처리장 부근 뭍으로 나왔다. 그러나 최씨는 바로 구조를 요청하지 않고 바닷가 주변에 그대로 있었다. 최씨는 이후 오전 10시께 서부하수종말처리장 직원이 "바닷가에서 알몸인 채로 이상한 사람이 서성인다"며 경찰에 신고해서야 구조됐다. 구조당시 최씨는 건강상 큰 이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가 실종되기에 앞서 A호는 고기잡이를 마치고 17일 오후 11시부터 사고 해상에서 정박해 대부분 선원은 선상에서 잠을 자는 등 쉬고 있었다.


실종 신고한 동료 선원 조모(42)씨는 "18일 새벽 3시 전후 잠에서 깨 화장실을 다녀온 뒤 침실을 둘러보니 최씨가 없었다"며 "배 안에서 최씨를 찾다가 없자 실종 신고했다"고 해경조사에서 말했다. 이에 따라 제주해경은 최씨가 최장 5시간 이상 해상에서 표류했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최씨가 발견된 지점이 A호가 정박한 곳에서 직선거리로 7km 떨어졌고, 실제 거리상으론 9.8km나 돼 해경은 최씨가 해상에서 최장 5시간 이상 10km 가까이를 헤엄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최씨는 사고 경위를 묻는 해경에 "잠을 자다가 용왕이 나타나 용궁을 보여주겠다고 해서 바다에 뛰어들었다"며 "(실종 당시) 용왕과 함께 차귀도를 수영해서 돌면서 바다 구경을 하고 나왔다"는 등 이해할 수 없는 진술을 하고 있어 해경이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제주해경의 한 관계자는 "실종 당시 해상의 파도가 높지 않았고 날씨가 나쁘지도 않았다"며 "그러나 최씨가 아무리 수영에 능숙하더라도 보통 사람이면 탈진했을 거리를 수영해 뭍으로 나왔다. 흔한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최씨를 우선 쉬게 한 후 추후 정확한 사고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