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미국 상원이 미국 행정부에 대해 중국의 탈북자 강제 북송 조치에 제동을 걸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은 '북한 인권법 재승인 법안((H.R.4240)'을 의결했다. 미국 상원이 지난 5월 하원 의결을 마친 이 법안을 2일 의결함에 따라 중국의 탈북자 강제 북송에 대한 국제적 여론이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 법안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서명을 받기 위해 백악관으로 보내졌다고 미국 의회 소식통이 3일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서명을 하면 법안은 발효된다. 일리애나 로스 레티넌(공화.플로리다주)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이 대표 발의한 이 법안은 중국의 탈북자 강제 송환 조치가 유엔 난민협약과 난민의정서 등에 정면 배치되므로 미국 행정부는 중국이 탈북자 북송 조치를 즉각 중단하고 난민협약 등의 의무를 준수하도록 촉구해야 한다고 명문화했다.
또 유엔 난민최고대표사무소(UNHCR) 직원이 중국 내 탈북자를 접촉해 `난민' 여부를 판단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미국 행정부가 중국 정부에 UNHCR 직원의 탈북자 면담 허용을 요구하도록 했다.
중국은 1951년 유엔 난민협약과 1967년 난민의정서에 가입한 당사국이지만 탈북자를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대신 1960년 북한과 맺은 `조선-중국 탈주자 및 범죄인 상호인도협정’에 따라 강제 송환하고 있다.
이와 함께 법안은 미국 행정부가 탈북자들의 미국 정착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의무화했으며 올해로 시한이 만료되는 북한인권법을 2017년까지 5년 더 연장했다. 레티넌 위원장은 3일 성명을 통해 "세계는 평양 정권에 의한 지속적으로 저질러지는 만행에 대한 관심을 잃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의 인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북한의 안보 위협에 대처하는 한 부분"이라면서 "이 법안이 북한의 주민들의 인권과 정보의 자유, 투명성, 난민보호를 위한 미국 정부의 노력을 5년 더 연장하게 된다"고 말했다.
레티넌 위원장은 김정은 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을 향해 "북한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려 한다면 지옥같은 수용소에서 강제노역과 굶주림, 죽음에 이르게 하는 참혹한 고문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풀어줘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