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백인 모친도 400여년 전 미국 버지니아에 살았던 아프리카계 노예의 후손이라고 미국의 한 연구진이 주장했다. 오바마 대통령 부친은 케냐에서 이민 왔고 모친은 캔자스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그가 미국 노예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다는 것은 매우 이색적인 분석이다.


워싱턴 포스트(WP)는 30일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의 초기 아프리카인 노예와 모계(母系) 쪽으로 연결돼 있다는 족보 전문 사이트의 연구 보고서 내용을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가계(家系)와 가족사(史)를 연구하는 앤세스트리닷컴(Ancestry.com)은 오바마 대통령이 백인 모친인 스탠리 앤 던햄이 아프리카인인 존 펀치의 후손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연구진은 오바마 대통령이 펀치의 11대 후손이라고 밝혔다. 펀치는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평생 노예'로 이름을 남긴 인물이다. 펀치는 애초 계약 노예였으나 1640년 노예 상태를 벗어나려다가 평생 노예로 전락하는 처벌을 받았다.


유럽 출신의 백인 계약 노예 2명이 펀치와 함께 도망쳤다가 붙잡혀 계약 기간이 4년 연장되는 조치를 당한 반면 그는 흑인이라는 이유로 죽을 때까지 노예로 남게 됐다는 것이다. 이는 식민지 시대에 평생 노예가 된 첫 사례이고 버지니아에서 노예 관련 법률이 제정되기 수십년 전에 일어난 일이다.


펀치는 자유인 신분이던 백인 여성과 사이에 자식을 뒀으며 이 신분이 대대로 내려왔고, 펀치 후손들이 노예 제도를 운용하던 버지니아주(州)에서 성공적인 지주가 됐으며 성(姓)도 어느 시점에서 '번치'로 바뀌었다고 기록은 전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조셉 섬웨이는 "오바마 대통령의 가계도는 다양성 측면에서 우리가 본 가장 역동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앤세스트리닷컴은 또 오바마 대통령이 아일랜드 조상도 두고 있으며 '투자의 귀재'인 워런 버핏의 먼 사촌이라는 사실도 찾아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