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연합뉴스) 동성결혼에 대한 미국 기독교계의 반발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전미흑인목사연합회(CAAP)가 동성결혼 금지를 요구하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반기를 든 가운데 기독교세가 특히 강한 남부를 중심으로 민주당과 성소수자 등 진보 진영에 대한 반감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남부 앨라배마주 모빌에 소재한 놀우드 교회의 애런 프러 목사가 동성결혼이 제2의 `노아의 대홍수'를 불러 인류 멸망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프러 목사는 `아메리칸 패밀리 라디오'에 출연해 "인류 역사를 보면 동성결혼이란 실험을 시도한 사람들은 모두 파괴됐다"며 "신은 그런 짓을 하는 사람들을 홍수로 없애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프러 목사의 언급은 치킨 패스트푸드 체인인 `칙필레'의 댄 캐시 사장이 `전통결혼' 지지 입장을 밝힌 것을 두둔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유명한 복음주의자인 브라이언 피셔 목사의 `식인종' 발언과 맞물려 큰 파장을 낳고 있다.


피셔 목사는 최근 설교에서 "동성간 성행위는 부자연스럽고 비도덕적이며 비위생적인 것"이라면서 "따라서 동성애를 차별하는 것은 합리적인 문화"라고 주장했다. 그는 더 나아가 성소수자를 뜻하는 LGBT의 자녀 입양을 아동학대로 규정하는 발언도 했다.


이들 외에 노스캐롤라이나 등 남부에서는 "LGBT는 담장에 전기가 흐르는 교도소에 가둬 죽어가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등의 목사들의 동성애 혐오 발언이 잇따르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주는 9월 초 오바마 대통령을 대선 후보로 추대하는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곳으로, 공화당의 전통적 텃밭이었지만 지난 대선에서 오바마가 승리를 거두면서 경합주로 분류되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는 기독교계의 반발에 단호히 맞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강력한 대응이 자칫 남부의 보수적 정서를 자극하면서 대선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일단 상황을 관망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