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연합뉴스) 미국에서 동성결혼 반대입장을 표방한 기독교계 기업이 민주·공화 양당 사이에 정치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27일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일리노이 공화당은 이날부터 후원금 10달러 이상을 기부하는 이들에게 치킨전문 패스트푸드체인 '칙필레이(Chick-fil-A)'의 5달러 상품권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설립 당시(1946년)부터 성경의 가르침에 입각한 경영원칙을 고수해온 기업 칙필레이의 댄 캐시 회장은 최근 동성결혼에 대한 반대 입장을 공식적으로 표명, 동성애 옹호론자들로부터 큰 반발을 샀다.
그러나 동성애 옹호 시류에 밀려 차마 반대 목소리를 낼 수 없던 보수주의 입장에서는 캐시 회장의 발언이 고맙기만 하다. 일리노이 공화당은 시카고 민주계 정치인들이 캐시 회장의 '반(反)동성결혼' 발언을 문제삼으며 칙필레이가 시카고에 2번째 매장을 내는 것을 저지하겠다고 나선데 대한 대응으로 이 같은 이벤트를 마련했다.
또 공화당 유명인사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주지사와 릭 샌토럼 전 상원의원 등이 다음달 1일을 '칙필레이 감사의 날'로 정하고 칙필레이 매장에 모여 보수주의 단결을 보여주기로 한데 대한 적극적인 지원 사격이기도 하다.
일리노이 공화당 측은 "시카고 민주계 정치인들은 동성결혼 지지자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측근들"이라며 "이들은 캐시 회장이 자신들이 동의할 수 없는 의견을 표현했다는 이유로 칙필레이 사업에 압력을 가해 캐시 회장을 침묵하게 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조지아를 비롯한 남부 주를 중심으로 성장한 기업 칙필레이는 시카고를 교두보로 미 중서부 진출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시카고 도심 번화가에 1호점을 둔 이들은 서부 '로건 스퀘어'에 신규 매장을 열기 위한 계획을 추진 중이지만 이 지역구 시의원과 람 이매뉴얼 시카고 시장이 이에 태클을 걸고 나섰다.
오바마 행정부 초대 백악관 비서실장을 역임한 이매뉴얼 시장은 "칙필레이가 추구하는 가치는 시카고의 가치와 다르다"며 "우리(일리노이 주)는 동성간의 결합을 인정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앞으로 동성결혼을 인정하는 단계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공화당은 이에 대해 "사안이 무엇이든 간에 정부가 정치적 견해와 입장 차이를 이유로 개인 사업을 막는 것은 매우 위험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