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미국에서 사상 처음으로 군부대에서 결혼식을 올린 동성커플이 탄생했다. 미 ABC방송 인터넷판은 지난달 23일 뉴저지 주(州)의 맥과이어 딕스-레이크허스트 공군기지에서 에르윈 우말리 하사와 그의 파트너인 윌 베렌스가 결혼식을 올렸다고 20일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9월 '묻지도 말하지도 말라'(DADTㆍDon't Ask, Don't Tell) 정책이 폐지되기 전까지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고 ABC방송이 전했다.


기술부사관으로 근무하는 우말리 하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우리가 군부대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싶다고 요청했을 때, 당국의 반응은 뜻밖에 매우 긍정적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당국은 우리에게 '이런 문의를 한 사람은 지금까지 아무도 없었다'면서 처음 있는 일인 만큼 우리에게 인내심을 가지라고 당부했다"고 덧붙였다.


우말리 커플은 지난해 DADT 정책이 폐지된 이후 교제 사실을 공개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결혼 소식에 대해서도 군 동료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지난달 결혼식에는 두 사람의 가족과 친구 15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 중에는 두 사람이 각각 전처 사이에서 낳은 자녀 4명도 포함돼 있었다.


우말리 커플은 결혼식을 마친 뒤 자녀들과 함께 디즈니 랜드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고 밝혔다. 우말리 하사는 "우리가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스스로 솔직해지는 것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초의 군부대 결혼식까지 올렸음에도 우말리 동성 커플은 이성 부부가 일반적으로 누리는 합법적 권리를 모두 누릴 수는 없다.


동성결혼자에 대한 혜택을 막는 결혼보호법(DOMA, Defense of Marriage Act) 때문에 베렌스는 우말리 하사가 복무 중인 군으로부터 배우자 건강보험 혜택을 제공받지 못한다.


또한 우말리 하사를 면회하려고 군부대를 방문할 시에도 이성 부부라면 발급받지 않아도 되는 '손님용 출입증'을 매번 발급받아야만 한다고 ABC방송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