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미국 로스앤젤레스 근교 도시 주택가에 야생 곰이 잇따라 나타나 지역 주민들에게 주의보가 발령되는 등 이슈가 됐다.


16일 로스앤젤레스 지역 언론은 로스앤젤레스 북동쪽 소도시 라크레센타에 15일 출현한 야생 곰 소식으로 떠들썩했다. 라크레센타는 로스앤젤레스 도심에서 자동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소도시로 한인도 다수 거주하고 있다.


곰은 라크레센타 주택가에서 어슬렁거리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어로수렵국 직원에게 생포됐다.


나무 위에 올라갔던 곰은 어로수렵국 직원들이 쏜 마취총을 맞고도 계속 달아나다 방학 중인 고등학교 앞 공원에서 잠이 들었다.


몸무게가 180㎏에 이르는 곰이 라크레센타 북쪽을 둘러싸고 있는 앤젤레스 국립 삼림보호구역에서 내려온 것으로 판단한 어로수렵국은 다시 숲으로 돌려보냈다.


그러나 문제는 지난 4월과 6월에도 이 곰이 이 지역에 모습을 드러냈다는 사실. 지난 3월 주택 차고의 냉장고에 들어 있던 고기 완자(미트볼)를 꺼내 먹다 들켜 '미트볼'이라는 이름까지 얻은 이 곰은 지난 6월에도 주택가에 나타났다.


첫번째 발견됐을 때 160㎞ 떨어진 앤젤레스 국립삼림보호구역 내 깊은 산중에 풀어줬지만 다시 주택가에 모습을 드러내자 전문가들도 이동 경로를 추정하느라 법석을 떨었다.


지난 6월에도 앤젤레스 국립삼림보호구역으로 되돌려 보냈지만 이번에도 주택가로 되돌아오자 '미트볼'은 트위터에 계정까지 만들어지는 등 졸지에 유명해졌다.


전문가들은 '미트볼'이 100㎞가 넘는 거리를 이동해 주택가에 다시 나타나는 것은 이상한 게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어로수렵국 대변인 앤드루 허건은 "전형적인 곰의 행태"라면서 "곰은 원래 있던 장소를 찾아가려고 수백 마일을 이동하는게 예사"라고 말했다.


야생 동물 생태 전문가 마티 월은 "곰은 물, 음식, 그리고 친숙한 주거 환경을 찾아 쉴 새 없이 돌아다닌다"면서 "주택가에 오면 먹을 게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자꾸 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트볼' 뿐 아니라 라크레센타와 글렌데일 등 앤젤레스 국립 삼림보호구역에서 가까운 근교 도시 주택가에는 올해 들어 6번이나 야생 곰이 나타나 주민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민들에게 곰이 나타나도 음식을 주거나 사진을 찍으려고 접근하지 말고 곧바로 경찰이나 소방서 등에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 또 쓰레기통은 반드시 뚜껑을 잘 닫아 음식 찌꺼기 냄새가 곰을 유혹하지 않도록 하라고 주의를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