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미국에 정착한 조선족들은 한인타운을 생계의 터전으로 삼으면서도 한인들과의 인간적 유대는 극히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민병갑 미국 퀸스칼리지 석좌교수는 9일 재외한인학회 주최로 서울 한국외대 교수회관에서 열린 국제학술회의에서 이같은 조사 결과를 공개하면서 "미국에 사는 조선족들이 한인사회와 화합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09년 퀸스칼리지에 재외한인사회연구소를 설립해 미국 한인사회와 재외동포 문제를 연구해온 민 교수는 지난달 김미란 연변대 외국어학원 부교수와 함께 뉴욕의 한인타운인 플러싱지역 조선족 이민자 43명을 일대일 면담 방식으로 조사했다.


플러싱에는 한인 상점과 중국인 상점이 밀집해 있으나 조선족 이민자들은 임금 수준이 더 높은 한인 상점을 일터로 선호하고 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친한 친구 5명을 순서대로 꼽으라'는 요청에 한인을 `절친' 명단에 포함시킨 조선족은 단 2명에 그쳤다. 그나마 이들 2명이 지목한 한인 친구들은 모두 후순위에 자리했다.


또 `한국팀과 중국팀이 축구경기를 할 때 어느 팀을 응원하겠느냐'는 질문에는 40명이 중국팀을 응원하겠다고 답했다.


이들 조선족은 그러나 대부분 집에서 한국어를 사용하는 한편 늘 한식을 먹고, 한국 음악을 듣고, 한국 TV를 시청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민 교수는 "조선족 이민자들은 문화적으로는 한국에 매우 가깝지만 중국 정부에 대한 감사의 마음과 충성도가 높은 반면 한국인에 대해서는 부정적 인식이 컸다"고 말했다.


민 교수는 이어 "지금은 미국에 이민한 조선족들이 한인사회와 분리돼 있지만 시간이 흘러 이민 2세로 넘어가면 한국 문화에 익숙하기 때문에 결국 한인 커뮤니티에 흡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