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미국 연방 대법원의 건강보험개혁법, 이른바 '오바마케어'에 대한 위헌성 결정으로 엉뚱하게 저소득층이 불똥을 맞았다.


대법원이 이 법의 개인 의무 가입 조항에 대해서는 합헌 결정을 내리면서도 메디케이드(Medicaid), 즉 저소득층을 상대로 한 건강보험을 확대하라고 주(州) 정부에 강요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규정하자 공화당 소속 주지사들이 속속 이 제도를 확대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건보개혁법에서 메디케이드 확대 여부에 따라 연방 정부의 예산을 차등 지원하거나 벌금을 부과하도록 했다.


대법원은 이 조항이 연방 정부의 권한을 넘어서는 것으로, 주 정부 판단에 맡겨야 한다고 판시한 것이다.


이에 따라 공화당 소속 주지사들이 연방 정부의 지원을 받지 못하더라도 메디케이드 가입 대상을 늘리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다.


4일 미국 정치 전문 폴리티코와 워싱턴 포스트(WP) 등은 최소 15명의 주지사가 건보개혁법에 따른 저소득층 의료보장 제도 확대 정책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으로 조사됐다고 보도했다.


각 개인의 의무 가입 조항에 따라 3천200만명에게 보험 상품을 구입하도록 하고, 메디케이드 확대를 통해 1천700만명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함으로써 건강보험 수혜 범위를 5천만명에 가까운 국민으로 늘리려는 오바마 대통령의 계획에 타격을 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릭 스콧 플로리다 주지사, 바비 진달 루이지애나 주지사 등 7개 주의 공화당 주지사는 메디케이드 확대 여부와 관련해 '안 한다(No)'고 분명하게 밝혔다.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 밥 맥도넬 버지니아 주지사,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 7명의 공화당 소속을 포함한 8개 주의 주지사도 이들처럼 명확하지는 않지만, 건강보험 적용을 받는 저소득층을 더 늘리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에 대해 건강보험개혁법을 주도적으로 설계했던 피터 오재그 전 백악관 예산국장은 연방 정부가 저소득층 건강보험료의 90%를 보조하기 때문에 결국 이들 주가 메디케이드 확대에 동참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