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연합뉴스) 시카고 시가 미국 대도시 가운데 최초로 미성년자의 인공 태닝(Tanning)을 금지하기로 했다. 6일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시카고 시의회는 이날, 만 18세 미만에게 인공 태닝 살롱(Tanning Salon) 출입을 금지시키는 입법안을 통과시켰다. 앞으로 시카고에서 만 18세 미만은 부모나 법적 보호자의 승인 여부와 상관없이 태닝 베드나 태닝 부스를 이용할 수 없다.


이번 조치는 뉴저지 주의 '태닝 마니아' 패트리샤 크렌츨(44)이 만 5세인 딸을 태닝 살롱의 부스에 넣었다가 화상을 입혔다는 의혹이 사회적 논란으로 확산한데 따른 것이다. 크렌츨은 동네 태닝 살롱을 10년 이상 다닌 결과 피부색이 백인에서 흑인처럼 변했으며 자신의 딸도 인공 태닝 부스에서 살을 태우게 하려다 지난 달 아동학대혐의로 체포됐다. 법안을 처음 상정한 데브라 실버스타인 의원은 "'태닝 맘' 크렌츨의 사례가 입법의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람 이매뉴얼 시카고 시장은 "미성년자 태닝 금지 법안은 10대 보호를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안은 10일 후부터 발효된다. 만일 이 법을 어기고 18세 미만에게 태닝 시술을 해주는 업소는 최대 250달러의 벌금을 물게 된다. 지금까지 시카고에서는 만 14세 이상으로 부모의 승인이 있으면 인공 태닝이 가능했다. 시카고 NBC방송은 "캘리포니아 주와 버몬트 주에서 최근 이와 유사한 법이 제정됐으나 미국의 도시 가운데 미성년자의 인공 태닝을 법으로 금지한 곳은 시카고가 처음"이라고 전했다. 시카고 시의원 50명 가운데 단 3명만 이 법안에 반대했다. 반대 표를 던진 로베르토 말도나도 의원은 "태닝 살롱 출입까지 정부가 규제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미국 피부과학회 측은 "시카고 시의회의 이번 결정에 대해 박수를 보낸다"면서 "피부암 방지에 매우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피부과학회장 대니얼 M. 시걸 박사는 "최근 30년 사이 흑색종(Melanoma) 발병률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며 "특히 젊은층과 백인 여성, 인공 태닝 사용자들 사이에서 급속도로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시걸 박사는 "청소년들이 인공 태닝을 습관화 하기 전에 이를 막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