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연합뉴스) 미국 보이스카우트(BSA)가 성정체성 지키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일간지 USA 투데이는 BSA 집행부가 성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 정책 철폐를 요구하는 시민단체 `체인지(change.org)'의 청원을 끝내 거부했다고 7일 보도했다. 체인지는 지난달 BSA 연례 총회를 앞두고, 레즈비언이란 이유로 지역 어머니회 회장에서 해임된 오하이오 브릿지포트의 제니퍼 타이렐의 복직과 성차별 시정을 요구하는 청원을 제기했다.
약 28만명이 서명한 청원에는 레즈비언 부부 가정에서 자라난 잭 왈스를 비롯해 수천명의 전, 현 스카우트 단원이 참여했다. 동성부부 가족을 그린 `두 명의 엄마: 사랑의 교훈과 힘, 그리고 가정을 만드는 것'의 저자로도 유명한 왈스는 청원서에서 "내가 사랑하는 조직에 국가가 지금 가장 필요로 하는 문화적 다양성이 없는 현실을 외면하지 않겠다"라고 적었다.
1910년 출범한 BSA는 동성애자는 단원이 될 수 없고 여성도 14세부터, 그것도 3개 프로그램 중 참여도가 가장 낮은 `벤처링'에만 가입이 허용돼 있어 매우 배타적이란 지적을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버락 오바마 대통령까지 동성결혼을 지지하고 나서 BSA의 입지가 더욱 위축됐지만 집행부는 `건전한 청년 육성'이란 설립 목표와 존재 가치를 버릴 수 없다며 뜻을 꺾지 않았다. 로버트 마주카 BSA 총재는 이 신문과 전화통화에서 "현 시점에서 정책에 변화를 줄 어떤 계획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보이스카우트도 동성애자에 대한 사회 인식 변화의 흐름에 참여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BSA의 데런 스미스 대변인은 "정책을 바꾼다는 신호가 아니다"라고 전제하면서 내년 연례 총회에서 동성애자에 관한 정책 문제를 신중하게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미스 대변인은 "이 문제에 대해 400만 회원들 사이에선 다양한 의견들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