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연합뉴스) 미국에서 가장 살기 좋다는 플로리다주가 좀비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젊은 남성이 노숙자의 얼굴을 뜯어먹은 엽기적 사건이 벌어져 전세계의 이목이 쏠린 가운데 유사 사건과 모방 범죄가 잇따르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6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노스 마이애미 비치' 시 경찰은 일요일인 지난 3일 관내 한 슈퍼마켓에 들어가 고객들에게 욕설을 하는 등 난동을 부린 21세 남성 브랜든 디 레온을 체포했다. 경찰 보고서에 따르면 경찰차에 태워진 레온은 피의자로부터 앞 좌석의 경찰을 보호하는 칸막이에 머리를 부딪혀 피를 흘리면서 "너를 먹어버리겠다"고 협박했다. 레온은 이후 머리에 난 상처를 치료받던 중 실제로 한 경관에게 달려들어 손을 물으려다 제지당했다.


경찰은 이 사건 직후 경관 신변 안전에 관한 경계령을 발동하고 이른바 `식인 좀비'의 공격 가능성에 대비할 것을 당부했다. 시경 경무국은 경관들에게 이메일로 발송한 공문에서 "이 사건은 남성이 다른 남성의 얼굴을 먹은 지난주 마이애미시 사건과 유사하다"고 밝혔다.


당국은 레온이 알콜이 섞인 에너지 음료에 `클라우드 나인(Cloud 9)'으로 불리는 신종마약을 복용한 것으로 보고 유통 경로를 조사 중이다. 클라우드 9은 지난달 말 마이애미의 한 도로변에서 노숙자의 얼굴을 뜯어먹다가 경찰에 사살된 루디 유진이 복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배스 솔츠(Bath salts)'와 마찬가지로 강력한 흥분과 환각 증세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신종마약이 식인 유발 효과를 가져올만큼 부작용이 심각하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경찰은 물론이고 각 지자체에도 비상이 걸렸다. 식인 사건이 발생한 마이애미를 비롯해 포드 로더데일과 디어필드 비치, 마이애미 데이드 카운티 등 대부분의 플로리다주 남부 지자체가 특단의 신종마약 대책을 강구하고 나섰다.


이런 와중에 마이애미에서 몰래카메라 전문 배우인 한 남성이 좀비로 분장하고 거리를 활보하면서 주민들을 공포에 떨게 한 웃지못할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 남성은 맨발에 피 묻은 흰색 셔츠 차림을 하고 거리를 배회하다가 농구코트로 뛰어드는가 하면 길가는 사람 뒤에 갑자기 나타나 놀래키는 등 장난을 쳤다. 난데 없는 좀비 출현에 놀란 주민들은 하나같이 겁에 질려 달아났다.


좀비 소동을 일으킨 남성은 러시아 출신 미국 이민자인 비탈리 조로베츠키로, 그는 친구를 시켜 주민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지난 2일 유투브에 올렸다.


6일 낮 현재 550만 조회 수를 기록한 이 영상에서 조로베츠키는 "총에 맞아 죽을 뻔 했다"며 자신에게 한 주민이 총구를 겨눴다고 밝혔다.


플로리다주에서는 2005년 제정된 정당방위법(stand your ground law)에 따라 집에 무단 침입한 사람 뿐만 아니라 자신에게 위협을 느끼게 만드는 사람에 대해서도 총을 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