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로 모르몬 교도인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확정되면서 전현직 대통령들의 종교가 새삼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사상 첫 흑인 대통령과 첫 여성 공화당 부통령 후보(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가 등장, 인종과 성별의 벽을 깬 데 이어 이번에는 최초의 모르몬교 대통령이 탄생해 종교의 한계도 넘어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모르몬 교도들로서는 1844년 창설자인 조지프 스미스 2세가 종교박해에서 벗어나겠다며 직접 대통령직에 도전한 직후 살해된 지 약 170년만에 주요 정당의 후보를 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격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모르몬교는 미국 내에서 여전히 `이단'이라는 비판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의 3명 가운데 1명이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다고 밝힐 정도로 거부감이 강한 종교로 알려져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30일(현지시간) 롬니 전 주지사의 공화당 후보 확정을 계기로 43명의 전ㆍ현직 대통령의 종교를 소개했다. 가장 많은 대통령이 가졌던 종교는 영국 성공회(Episcopalian)로,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과 프랭클린 루스벨트, 제럴드 포드, 조지 H.W. 부시 등 모두 11명의 대통령이 신자였다.


또 장로교(Presbyterian) 신자가 우드로 윌슨,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로널드 레이건 등 8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이어 지미 카터와 빌 클린턴 등 침례교(Baptist), 조지 W. 부시 등 감리교(Methodist), 윌리엄 하워드 태프트 등 유니테리언(유일신교) 신자가 각각 4명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제자회(Disciples of Christ), 네덜란드 개혁파교회(Dutch Reformed), 퀘이커교(Quaker) 신자가 각각 2명이었으며, 천주교(존 F. 케네디)와 조합교회(캘빈 쿨리지) 신자가 각각 1명이었다.


현직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해 토머스 제퍼슨, 에이브러햄 링컨, 앤드루 존슨 전 대통령은 모두 기독교 신자이지만 특별히 교회를 정해서 다니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WP는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경우 국가보다 천주교 신앙을 더 중요시한다는 일각의 비난에 직면했으며, 윌리엄 하워드 태프트 전 대통령도 자신의 종교 때문에 곤욕을 치르는 등 과거에도 대통령의 `종교 논란'은 없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롬니 전 주지사도 여론을 감안해 최근 선거유세 등에서 모르몬 교도임을 밝히는 경우는 흔치 않다고 지적했다. 롬니 전 주지사의 오랜 친구이지 모르몬교 학자인 리처드 부시먼은 WP와의 인터뷰에서 "역사적인 관점에서 보면 롬니의 대선후보 확정은 엄청난 일"이라면서 "한 세기 전만 하더라도 모르몬교는 원시적으로 잔인한 종교로 인식되면서 혐오를 받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