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미국에서 학자금 대출을 받은 대학생 가운데 자퇴하는 사례가 최근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각에서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후 경기회복을 위해서는 고학력자를 많이 양성해야 한다면서 학자금 대출을 확대한 정책이 부작용을 낳았다는 비판을 제기, 논란이 일고 있다.
29일 워싱턴DC 소재 교육문제 전문 싱크탱크인 `에듀케이션 섹터'에 따르면 학자금 대출 대학생 가운데 자퇴생 비율은 지난 2001년 23%에서 2009년에는 29%로 높아졌다.
특히 영리 목적의 4년제 대학의 경우 학자금 대출자의 자퇴율이 지난 2009년 54%에 달해 절반 이상이 학업을 중도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공립 혹은 비영리 4년제 대학의 자퇴율은 19%에 그쳤다.
아울러 경제적 이유로 대출금 상환을 포기한 학생들의 자퇴율이 대출금을 계속 갚고 있는 학생들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즉, 좋은 직장에 취직하기 위해 대학에 진학해 학자금 대출을 받은 상당수 학생이 졸업장을 받기도 전에 자퇴하면서 학위와 직장은 고사하고 빚더미에 깔리는 `악몽'을 맞이하게 된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현재 50% 미만인 대학진학률 제고를 목표로 학자금 대출을 장려하면서 총 대출규모가 1조달러를 넘어섰으나 무리하게 대학에 진학한 학생들은 오히려 이중고에 시달리는 셈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학생들이 뚜렷한 목적 없이 대학에 진학하는 것도 문제지만 대학측이 젊은이들에게 사회생활의 첫발을 떼기 위해 필요한 가이드라인을 충분하게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이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오바마 행정부를 비롯해 최근 수십년간 정부가 대학진학률을 높이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나 새로운 문제를 양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지타운데 앤서니 캐너베일 교수는 "미국의 대학이 대중 교육기관으로 변하면서 고등학교 같은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면서 "만약 고등학교의 자퇴율이 40%에 달한다면 아마 국가적 위기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