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장차 미국의 퍼스트 레이디가 될지도 모르는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의 부인 앤 롬니(63)가 최고급 스포츠인 승마를 즐겨왔고 이 때문에 송사에 휘말렸던 사실이 드러났다.
22일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지난 2010년 캐서린 노리스라는 물리치료사와 롬니 부인이 12만5천 달러 짜리 승마용 말을 놓고 벌인 소송 내용을 입수해 보도했다.
롬니 부인이 타던 승마용 말 '수퍼히트'를 구입한 노리스는 '수퍼히트'가 승마용으로 적합한 건강 상태가 아니었다면서 롬니 부인과 말 매매를 중개한 승마 코치를 사기죄로 고소했다.
로스앤젤레스 인근 시미밸리 법원에서 18개월 동안 계속된 소송은 지난해 9월 쌍방합의로 마무리됐지만 소송 과정에서 미국 서민 생활과 동떨어진 앤 롬니의 호화스러운 사생활의 일단이 드러났다.
롬니 부인은 승마용 말을 타기 시작한 것은 1998년부터라고 법정 증언에서 밝혔다. 당뇨 합병증과 허리 통증으로 고생하던 롬니 부인은 말을 타면서 건강을 되찾을 수 있었고 열렬한 승마 매니아가 됐다. 롬니 부인의 승마 사랑은 독일 출신 마장마술 종목 승마 선수 얀 에벨링과 함께 승마용 말 목장을 동업하는데까지 이르렀다.
롬니 부인의 '취미'는 그러나 서민들은 상상도 못하는 어마어마한 비용을 수반하는 것이었다. 롬니 부인이 2003년에 에벨링의 주선으로 독일에서 승마용 말 '수퍼히트'를 사들인 때 치른 가격은 10만5천 달러였다.
로스앤젤레스 도심에서 불과 60㎞ 떨어진 전원도시 무어파크에 있는 에벨링의 목장에 투자한 롬니 부인은 이곳에 '수퍼히트'를 맡겨놓고 말을 타고 싶을 때면 보스턴 집에서 이곳으로 비행기를 타고 날아왔다.
말을 타러 오면 롬니 부인은 로스앤젤레스 시내의 호텔이나 목장의 게스트하우스에 묵었다. '수퍼히트'를 돌봐주는 대가로 목장에 내는 돈은 한달에 2천400달러였고 연간 보험료만 7천800 달러나 됐다.
남편이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뛰어들면서 바빠지자 말을 타러갈 짬을 내기 힘들어진 롬니 부인은 아예 '수퍼히트'를 보스턴으로 공수해 와서 승마를 즐겼다. 승마용 말을 비행기로 수송하는 것은 말에게 부상 위험이 따르며 매우 비용이 비싸다.
롬니 부인이 2003년 독일에서 마크로 폴로라는 승마용 말을 구입해 비행기로 실어왔을 때 비행기가 활주로에 내려 앉으면서 발생한 충격에 뒷다리 인대가 찢어져 치료와 재활에 한동안 매달린 일도 있었다.
롬니 부인이 즐긴 마장마술은 이렇게 돈이 많이 들기 때문에 미국에서도 마장마술 승마용 말을 갖고 있는 사람은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의 딸이나 야후의 설립자 제리 양 부부 등 갑부 중에서도 갑부 뿐이다.
롬니 부인의 승마 취미에 대해 롬니 캠프에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 롬니 본인 뿐 아니라 롬니 부인, 그리고 소송을 담당했던 변호사, 심지어는 소송을 냈던 노리스 측도 이 사안과 관련한 언론 접촉을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