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최근 1년간 미국 내에서 태어난 신생아 가운데 히스패닉을 제외한 백인 신생아 수가 사상 처음으로 절반 이하로 내려간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공개된 인구조사국 조사 결과 지난해 7월까지 1년간 태어난 신생아 가운데 히스패닉을 제외한 백인 신생아 비율이 전체의 49.6%에 그쳤다.


반면 히스패닉과 흑인, 아시아계 혼혈 등을 포함한 소수민족 신생아 비율은 50.4%에 달했다. 구체적으로는 히스패닉계 신생아가 대략 26%, 흑인이 15%, 아시아계가 4% 정도였다.


이번 조사 결과는 소수민족 신생아 수가 백인을 앞서는 때가 올 것이란 전망이 현실이 됐음을 확인한 것으로, 향후 미국의 교육과 정치는 물론 정체성 문제에 대해서도 상당한 변화를 몰고 올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내다봤다.


뉴욕타임스는 앞으로 당분간 전체 인구에서 백인이 다수인 시기가 이어지겠지만 신생아 출산 추세를 보면 백인이 다수를 차지하는 시기도 곧 막을 내릴 것이라면서 미국 사회에 많은 변화를 예고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백인은 아직도 신생아 출산 면에서 단일 인종으로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전체인구에서도 63.4%로 가장 많다.


그러나 백인 인구의 노령화 현상이 나타나면서 비히스패닉계 백인의 중간 나이가 42세인 반면 라틴계의 중간 나이는 27세에 불과해 소수민족 신생아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미국 내 카운티 가운데 백인이 다수가 아닌 카운티가 348개에 달하고 있으며 미성년 인구만을 놓고 보면 소수민족이 다수를 차지하는 카운티 숫자는 배증된다.


또한 4개주와 워싱턴DC도 소수민족이 백인보다 많이 거주하고 있으며 뉴욕과 라스베이거스 멤피스 같은 대도시권에서도 백인 비율이 절반을 밑돌고 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수석 인구학자인 윌리엄 프레이 박사는 인종별 신생아 출산 비율의 역전은 베이비붐 세대의 문화에서 더욱 세계화된 다민족국가로의 변화를 알리는 것으로 정말 중요한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작은 변화들이 쌓여 갑자기 큰 영향을 초래할 수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