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연합뉴스) 광주의 한 고교 교감이 "인조잔디가 상한다"며 체육대회에서 다친 학생 치료를 위해 출동한 구급차를 운동장에 들어오지 못하게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빈축을 사고 있다.


15일 광주 서구 A고교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4시30분께 학교 운동장에서 학생과 교사 간 축구경기 도중 골키퍼를 보던 3학년 B군이 교사와 충돌해 왼쪽 무릎이 골절됐다.


학교 측의 신고로 출동한 119구급차가 B군이 쓰러져 있는 운동장으로 진입하려 하자 C교감은 마이크를 통해 "인조잔디와 우레탄 트랙이 상할 수 있다"며 다친 학생을 들것으로 구급차까지 옮기라고 지시했다. 결국 부상당한 학생은 들것에 실려 트랙 밖 50여m 떨어진 곳에 주차한 구급차로 옮겨졌다. 단상에서 보건교사에게 지시한 이 말은 연결 마이크를 통해 그대로 생중계됐다.


교감의 발언을 들은 학생들은 "잔디가 학생보다 더 중요하냐"며 웅성거리고 교감의 사과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는 등 반발했다. 교감은 곧바로 "상황판단을 잘못한 것 같다. 미안하다"며 사과했고 다친 학생의 부모를 만나 사죄했다.


C교감은 "당시 부상당한 학생의 상태를 정확히 알 수 없어 대처가 미흡했던 것 같다"며 학생에게도 공식적으로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