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질투에 눈이 멀어 연적(戀敵)을 살해한 미국 여자 형사가 23년만에 범행 사실이 드러나 법의 심판을 받았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형사법원은 11일 전직 로스앤젤레스 경찰청(LAPD) 소속 형사 스테파니 라자러스(52)에게 1급 살인죄를 적용해 27년 징역형을 선고했다.


라자러스의 범행과 범행 사실이 드러난 과정은 한편의 영화나 다름없었다. 23년 전인 1986년 2월 로스앤젤레스 인근 밴나이스의 아파트에서 셰리 라스무센(당시 29세)이 3발의 총탄을 맞고 숨진 채 발견됐다. 셰리의 남편은 LAPD 소속 경찰관 존 루텐. 둘은 결혼한지 3개월밖에 안된 신혼이었다. 그러나 범인은 찾아내지 못했고 사건은 미제로 남았다.


하지만 지난 2월 미제사건을 재조사하던 LAPD 강력과는 범인이 남긴 DNA가 애초 추정과 달리 여성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범인이 라스무센의 어깨를 물어뜯은 흔적에서 얻어낸 DNA였다. 그러면서 당시 루텐이 결혼하기 전에 2년차 신참 순찰대원이던 라자러스와 애인 사이였다는 점에 주목했다.


라자러스가 살해된 라스무센을 찾아가 "네가 존을 빼앗아갔다"며 협박했다는 제보도 찾아냈다. 은밀하게 라자러스의 뒤를 밟은 강력과 형사들은 라자러스가 마시고 버린 음료수 컵을 수거해 DNA를 채취한 끝에 23년만에 진범을 밝혀냈다.


라자러스는 라스무센을 무참하게 살해한 뒤 동료 경찰과 결혼했고 LAPD에서 위조품 단속 형사로 일해왔다. 조사 결과 라스무센을 쏜 총탄은 라자러스가 경찰관이 되기 전 경찰학교 재학 시절 경찰학교 매점에서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