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복음주의협의회(회장 김명혁 목사, 이하 한복협) 5월 조찬기도회 및 발표회가 11일 오전 7시 서울 마포구 신촌성결교회(담임 이정익 목사)에서 개최됐다. 발표회 강사로 나선 이수영 목사, 지형은 목사, 최이우 목사는 ‘기독교의 사회, 정치적 책임’을 주제로 의견을 나눴다.


▲이수영 목사가 강연하는 모습.
먼저 이수영 목사(새문안교회)는 기독교의 사회·정치적 책임을 성경적으로 접근했다. 이 목사는 “하나님께서는 인간들이 자유롭고 정의로우며 행복한 세상을 유지하도록 법을 제정하셨는데 십계명의 제5계명부터 여섯 가지가 그 핵심”이라며 “이 계명을 잘 지키고 그것을 자녀들에게 부지런히 가르치는 것이 바로 기독교인의 사회·정치적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또 “예수님께서는 형제에게 화내거나 욕하고 흉보는 것을 살인과 같다고 하셨는데, 이는 ‘살인하지 말라’는 제6계명을 남의 인격과 명예를 존중하라는 계명으로 확대하여 가르치신 것이다. 이때 제6계명의 진정한 의미는 ‘화해하라’가 된다. 기독교가 갈등중재위원회나 사회조정위원회 같은 기구를 만들어 사회 갈등을 해소하려는 노력도 그 책임에 속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타인의 자유를 박탈하는 납치·감금이나 인격을 짓밟는 온갖 언어폭력, 중상모략, 허위사실 유포, 몰래 카메라 촬영 등도 살인에 준하는 행위며, 특히 순결을 생명보다 더 소중히 여기는 여성에게서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순결을 빼앗거나 매춘을 강요하는 행위, 사회적 존재인 사람을 왕따시키는 행위는 모두 살인과 마찬가지”라며 “제6계명의 진정한 의미는 ‘사람을 사랑하라’이다”고 했다.


또 “‘도둑질하지 말라’는 제8계명에는 도둑질, 사기, 횡령, 탈세 행위 뿐 아니라, 공공건물의 전기와 수돗물을 아끼지 않고 쓰는 것, 방만한 운영을 하던 정부출연회사가 퇴임자들에게 어마어마한 퇴직금을 주는 일, 공무원들이 뇌물 바치게 하는 것, 월급쟁이 원천징수 꼬박꼬박하게 하고 부자들은 세금 한 푼 안 내는 행위도 포함된다”며 “사회선도를 위한 교육, 제도, 법적인 노력도 다 기독교의 사회·정치적 책임”이라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이수영 목사는 “성실한 노력과 진정한 실력이 인정받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정직한 사람이 왕따 당하거나 바보 취급받지 않는 세상을 만드는 일에 힘써야 한다. 이런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헌신하는 것이야말로 기독교의 사회·정치적 책임”이라고 당부했다.


▲지형은 목사가 강연하는 모습.
지형은 목사(성락성결교회)는 “기독교를 사회적 시각에서만 보면 그 실체를 제대로 알 수 없으며 신학적 시각이 함께 있어야 제대로 알 수 있다. 교회는 사람의 모임인 동시에 성경에 기반한 신적 공동체다. 사회적 시각의 기독교 모습을 ‘사회 정치적 연관성’이라 한다면, 신학적인 시각은 ‘신앙고백적 자기 정체성’이다. 기독교인은 현상적 사회의 일원일 뿐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시민권자들이다. 즉 이중 국적자들인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초기선교시대의 기독교는 소수자 집단이었기 때문에 자기 정체성을 강조하는 모델이 필요했지만, 이제는 다수자 집단으로 변화됐다. 기독교는 신앙고백적인 자기정체성을 기반으로 사회정치적인 연관성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 사회의 부정적 현상에 대해 전에는 책임이 없었지만, 이제는 그것이 교회의 책임임을 깨달아야 한다. 성도들에게 세상이 장차 망할 성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가 찾아올 마당이라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고 했다.


또 “한국교회는 소수자 집단에서 다수자 집단으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인식의 깨달음이 성공적이지 못했다”며 “이미 다수자 집단이 되었는데도 생각은 여전히 소수자 집단에 머물러 있다. 피 묻은 십자가와 복음에 대한 원색적인 자기정체성은 강한데, 법치를 근간으로 한 민주주의, 상생을 겨냥한 자본주의 시장경제, 인도주의 인륜도덕에 대한 식견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지형은 목사는 “보수와 진보의 두 영역이 큰 틀 안에서 전략적으로 하나가 되면 신앙고백적인 자기정체성과 사회정치적인 연관성을 모두 얻을 수 있다. 또 특별계시와 연관된 자기정체성을 더 성숙하게 하면서 일반계시(자연계시)와 연관된 사회정치적 연관성을 넓혀가야 한다. 한국사회와 21세기 지구촌 전체를 바라보는 성경적 지평을 기독교인들에게 열어줘야 한다”고 했다.


▲최이우 목사가 강연하는 모습.
최이우 목사(종교교회)는 “기독교 리더십은 개화초기부터 사회전반에 걸쳐 발휘됐지만 정치권이 군사화, 기업화되면서 점차 교회로 집중됐고, 그 결과 1970년부터 약 20여년간 교회 대부흥의 역사가 이뤄지게 됐다. 이후 기독교 리더십은 교회부흥에 더욱 집착했고 사회정치적문제에 자연히 소홀하게 됐다”고 했다.


또 “기독교가 거대 세력이 되면서 기독교를 약화시키기 위한 저항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사회는 정교분리의 원칙을 강조하며 기독교지도자들의 영향력을 제한시켰고, 기독교세력을 분리시켜서 그 힘을 상쇄하도록 유도했다. 또 진보적 성향의 인사들은 기독교에 대해 예리한 대립각을 세우고 비판하는 세력으로 자리 잡았다”고 했다.


이어 “종교 사회학에서는 종교의 기능을 사회 통합을 가져오는 제사장적 기능과 사회 변형을 가져오는 예언자적 기능으로 본다”며 “제사장적 기능이 교회내의 목회적인 사역이라고 한다면 예언자적 기능한 대사회적인 사역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볼 때 기독교가 사회·정치적인 책임을 논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최이우 목사는 기독교 정당과 관련, “당위성에 대한 공적인 논의의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이 일에 명망 있는 기독교 지도자들은 물론 정통 기독교 교단들과 단체들이 뜻을 모아야 한다. 이 일이 결코 쉽지 않은 일이지만 기독교 정당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한복협 5월 조찬기도회 및 발표회 모습.

한편 이날 한복협 월례회에서는 전병금 목사(강남교회)가 설교를 전했으며, 김경원 목사(서현교회), 주도홍 교수(백석대), 허태성 목사(강변교회 담임)가 기도를 인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