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연합뉴스) 미국내 최장신 남성인 이고르 보브코빈스키(29)는 발에 맞는 신발을 찾기 위해 쇼핑몰을 둘러보는 것이 아니라 전국을 횡단해야 했다. 키가 2m34㎝에 이르는 그는 쇼핑몰에서는 발에 맞는 신발을 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보브코빈스키는 3일 거주지인 미네소타 로체스터에서 매사추세츠 캔턴까지 날아가 새 신발을 맞췄다. 거인증 판정을 받았던 그는 지난 6년 동안 바깥 출입을 못한 채 집안에 사실상 갇혀 살아야 했다.


이는 키가 커서가 아니라 발에 맞는 신발을 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발에 맞지 않는 신발을 신었다가 발에 상처가 나고, 이를 치료하기 위해 수술을 하고, 수술 뒤 또 발에 맞지 않은 신발을 신었다가 다시 수술하게 되는 과정을 반복해야 했다.


결국 보브코빈스키는 지난 6년 동안 16번 발 수술을 받았고, 애완견과 산책도 못나갈 정도로 바깥 출입을 할 수 없었다. 큰 키 때문에 자동차나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기 어려웠고, 비행기는 아예 엄두도 내지 못했다.


웬만한 신발은 자신의 큰 키를 지탱할 수 있는 마찰력이 없어 신으면 미끄러지기 일쑤였고 비나 눈이 오는 날에 외출하는 것은 '자살행위'에 가까웠다.


의료보험회사에 수술을 계속 받는 것보다 자신에게 맞는 신발을 맞출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보험료 지급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수차례 설득했지만 소용없었다.


보브코빈스키에게 맞는 특수 신발을 제작하는 데 드는 비용은 1만2천-2만달러(한화 1천300만-2천200만원).


보브코빈스키는 다른 사람들과 같은 자유로운 삶을 위해서는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고 보고 새 신발을 마련하기 위한 온라인 캠페인을 시작했다. 소셜미디어 사이트들과 언론보도로 인해 얼마 지나지 않아 목표 금액 1만6천달러가 모였으며, 스포츠용품 제조회사 리복이 무료로 그에게 신발을 제작해주겠다고 제의했다.


캔턴에 있는 리복사가 그에게 맞는 특수신발을 제작하는 데는 6주일 정도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보브코빈스키는 벌써부터 새로운 삶에 대한 기대로 들떠있으며 자신이 모은 성금으로는 특수신발이 필요한 이들을 위해 신발재단을 만들 예정이다.


보브코빈스키는 "나는 언제나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정상적인 삶을 살고 싶었다"며 "사람들이 이처럼 인정이 많은 데 놀라고 고마울 따름"이라고 털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