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 AP=연합뉴스)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여섯살짜리 소녀가 유치원에서 짜증을 내며 소동을 일으켰다는 이유로 수갑이 채워진 채 경찰서로 연행돼 논란이 일고 있다. 사건의 주인공인 셀리시아 존슨은 지난 13일 유치원에서 갑자기 화를 내며 책과 장난감 등을 던졌고 이 때문에 경찰이 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셀리시아가 작은 선반을 던져 교장의 다리를 맞았고, 종이 파쇄기 위로 올라가고 유리 액자를 깨뜨리려 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교장실에서 셀리시아를 진정시키려다 실패하자 수갑을 채워 연행했다. 셀리시아가 소란을 피운 원인은 언급하지 않았다.
가족들은 셀리시아가 이번 일로 몹시 충격을 받았다며 17일 학교와 경찰 측의 대응 방식을 비난했다. 일각에서는 교사와 경찰이 과잉반응을 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으며 학교와 경찰 측은 사건 처리 방식에 잘못이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드레이 스위코드 경찰서장은 경찰서로 연행할 때 "경찰관뿐만아니라 피의자의 안전을 위해" 나이에 관계없이 수갑을 채우는 것이 경찰의 방침이라고 해명하고, 셀리시아가 아직 어리기 때문에 고발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혔다.
셀리시아의 어머니 러프는 WMAZ-TV와의 인터뷰에서 셀리시아가 정학 처분을 받아 8월까지 학교에 나갈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일부 청소년 전문가들은 1999년 발생한 콜럼바인 고교 총기 난사 사건 등의 비극으로 경찰이 학교 주변에 더 자주 나타난 것도 교장과 교사들의 경찰 신고가 늘어나게 된 부분적인 원인이 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몇몇 인권 옹호자와 교육자들은 경찰이 특별한 교육을 받지 않은 채 사건을 처리하고 있으며, 교사들은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 형사고발로 이어질 수도 있음을 알지 못하고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몇년간 뉴멕시코주의 앨버커키에서는 교실 내에서 휴대전화를 소지하거나 자리 바꾸기를 거부하는 등의 사소한 이유로 수백명의 어린이가 경찰에 연행돼 왔으며 지난 2010년에는 교실에서 콘돔을 불었다는 이유로 14세 소년이 체포되기도 했다.
비영리 공익단체 '텍사스 애플시드(Texas Appleseed)'의 보고서에 따르면 텍사스주에서는 매년 10만명 이상의 청소년이 무단결석, 복장 규정 위반, 욕설 등의 경범죄로 벌금을 부과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플로리다주에서는 안전에 큰 위협이 되지 않는 경범죄를 저지른 청소년들을 체포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법안이 올해 제안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