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골수이식수술과 화학요법, 치매치료, 침술, 호스피스에서의 안식... 병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 많이 쓰이는 이런 용어들이 요즘은 애완동물에게도 쓰인다. 최근 애완동물 진료기술이 지속적으로 발전하면서 병을 앓는 애완동물을 치료하는 길도 많이 열렸다.


하지만 덩달아 동물 주인들의 의료비 지출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6일 보도했다.


마이크 오스워스씨의 열살 된 애완견 '티나'는 2년 전 림프종 진단을 받았다. 임파선에 생긴 암을 일컫는 이 병은 나이 든 개들이 주로 걸리는데 치료가 쉽지 않은 편이다. 화학요법으로 치료를 받곤 하지만 치료가 다 됐다가도 대체로 1년 이내에 재발된다.


오스워스씨는 플로리다주 자택 근처의 동물병원을 다니면서 티나에게 약물치료를 하다가 더 나은 방법을 선택, 노스 캐롤라이나주의 롤리 대학 수의학부까지 가서 골수이식수술을 받도록 했다. 이전까지 개가 뼈에서 추출한 골수를 이식받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이 대학 수의학부는 골수이식 장비를 이용해 티나의 피에서 건강한 줄기세포를 추출해냈고 방사선 치료를 통해 암세포를 모두 죽인 뒤 다시 이를 티나에게 주입했다. 이렇게 2주동안 치료를 받은 티나는 퇴원을 해 집으로 돌아왔다. 티나는 암에서 완치됐고 불안정했지만 걸을 수도 있었다. 치료비는 1만5천달러였다.


최근 2~3년 사이 애완동물 의료기술이 크게 발전해 티나와 같이 나이가 많이 든 동물 일부가 혜택을 받았다. 하지만 이와 함께 애완동물의 수명을 연장하기 위해 주인들은 돈을 얼마나 더 써야하는지에 대해 새로운 고민을 하게 됐다.


각종 암이나 비뇨기과질환, 신장질환, 관절염, 동물치매에 이르기까지 여러 질병의 치료기술은 크게 진화했다. 약물이나 수술기법, 침술과 같은 치료방법도 다양화됐다.


뉴욕 맨해튼의 동물진료센터는 지난 2005년 동물들에게 혈관폐쇄를 막기 위한 스텐트 삽입시술을 34건 했다. 이 진료센터는 2년 전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별도의 클리닉을 개설했고 작년에만 630차례의 스텐트 시술을 했다.


애완동물에 대한 첨단 치료는 엄청난 비용을 수반한다. 지난해 애완동물 치료에 들어간 비용은 미국 전체적으로 134억 달러나 된다. 이는 2006년의 92억 달러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아무리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도 수백만원, 심하면 수천만원에 달하는 치료비용을 보면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내 개를 위해 얼마의 돈을 써야 하는지 고민이 되기도 한다.


동물 주인들은 이렇게 비싼 치료를 하면서 정신적으로도 힘들게 된다. 자신의 애완동물이 과연 이 치료를 받아 행복해지는 것인지, 단순히 생명만 연장될 뿐 고통의 시간이 늘어나는 것은 아닌지 동물에게 물어볼 수도 없는 일이다.


오스워스씨는 "치료를 놓고 고민하면서 내가 이기적인 욕심에서 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봤다. 내가 열살 먹은 개라면 이 치료를 받고자 했을까..하는 생각도 했다"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