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미국 최대의 인구 밀집 지역인 남부 캘리포니아주 전력 공급을 상당 부분 맡은 샌오노프리 원자력발전소가 천덕꾸러기가 됐다.


샌오노프리 원자력발전소 인근 지역 자치단체들은 최근 증기 튜브에 이상이 발견돼 가동을 멈추고 수리 중인 원자로를 영구 폐쇄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고 30일 (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가 보도했다.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와 샌디에이고카운티 경계에 위치한 샌오노프리 원자력발전소는 원자로 2기를 갖추고 이 지역 전력 공급량 가운데 20%를 책임졌다.


수십년 동안 지역 주민들은 샌오노프리 원자력발전소를 생활의 일부로 여겨왔다. 방사능 유출에 대비해 시청에서 나눠준 구호약품과 동네 곳곳에 세워진 비상 사이렌 시설도 친숙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폭발 사고 이후 샌오노프리 원자력발전소에 대한 주민들의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다.


게다가 미국 연방 원자력위원회(NRC)가 샌오노프리 원자력발전소의 원자로 2기 모두 튜브에 균열이 생겼다며 완벽한 수리를 요구하며 재가동을 허락하지 않자 주민들의 시선을 더 싸늘해졌다. 급기야 원자력발전소에서 32㎞ 떨어진 오렌지카운티 라구나비치 시와 샌디에이고 카운티 샌클레멘티 시는 이참에 원자력발전소를 완전히 폐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원자력발전소 폐쇄를 주장한 버나 롤린거 라구나비치 시장은 "원자력발전소는 너무나 위험하다"면서 "시민들의 우려는 합당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지난 1월부터 원자력발전소가 가동을 중단했지만 지역 전력 공급에 아무런 차질이 없다는 사실도 역설적으로 원자력발전소 영구 폐쇄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롤린거 시장은 "두 달이 넘도록 가동을 않아도 전력 수급에 이상이 없다면 굳이 저 위험한 원자로를 다시 돌려야 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원자력위원회는 "원자로는 수리를 마치면 안전하다"며 영구 폐쇄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원자력발전소를 운용하는 서던캘리포니아에디슨(SCE) 전기회사 역시 전력 공급의 안정을 위해서는 꼭 필요하다며 수리를 마무리짓고 재가동하겠다는 계획을 재확인했다.


샌오노프리 원자력발전소 원자로 2기의 운전 연한은 오는 2022년까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