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미국에서 라티노만 골라서 단속해온 백인 교통 경찰관이 자체 감찰에서 적발됐다. 로스앤젤레스시 경찰국(LAPD) 서부교통경찰본부 소속 패트릭 스미스(55) 경관이 오랫동안 라티노만 찍어서 단속하는 인종차별적 행위를 저질러 징계위원회에 넘겨졌다고 27일 로스앤젤레스타임스가 보도했다.
오토바이를 타고 단독 순찰을 하는 15년 경력의 스미스 경관은 운전자나 보행자가 라티노일 경우에만 단속했으며 이런 사실을 감추려고 단속 일지에는 단속 대상의 인종을 일부러 백인으로 기재하기도 했다. 스미스 경관이 이런 인종차별적 공무 집행을 한 기간과 얼마나 많은 라티노가 단속 대상이 됐는지는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다.
LAPD 찰리 벡 국장은 지난 달 내부 감찰 보고를 받고 스미스 경관이 규정을 어겼다고 보고 직위해제 조치와 함께 파면을 위해 징계위원회에 회부했다.
로스앤젤레스 경찰이 특정 인종을 잠재적 범죄자로 간주하는 이른바 '프로파일링'을 차제 감찰을 통해 적발해 징계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로스앤젤레스 경찰은 수십년 동안 '프로파일링'을 일삼아왔다는 비난을 받아 왔지만 한번도 공식적으로 이를 시인하거나 입증된 적은 없었다.
2008년 예일대가 로스앤젤레스에서 라티노나 흑인은 백인보다 훨씬 자주 경찰에게 검문검색을 받거나 체포되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자 당시 LAPD 국장은 "과거 일을 가지고 현재 일처럼 꾸몄다"고 반발한 적이 있다. 이후에도 LAPD 경찰관들이 '프로파일링'을 한다는 신고가 연간 250건가량 접수됐지만 모두 '혐의없음'으로 내사 종결됐다.
로스앤젤레스 경찰 시민감시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경찰에 늘 쓴소리를 해온 시민 운동가 존 맥은 "아주 먼 길을 왔지만 올바른 길을 가고 있다"면서 스미스 경관을 자체적으로 적발해낸 LAPD를 모처럼 칭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