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미국 전역의 초·중·고교에서 광범위한 성적 조작이 일어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미국 일간 '더 애틀란틱 저널-컨스티투션(AJC)'은 24일(현지시간) 미국내 7만개 공립학교의 시험성적에 대한 조사를 통해 상당수 학교에서 성적 부풀리기가 성행하고 있을 개연성이 높다는 분석 결과를 얻었다고 보도했다.
이 분석은 성적 조작을 직접적으로 입증하지는 못했지만 각급 학교 수천곳에서 조작이 이뤄졌을 개연성이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AJC는 2008년과 2009년 애틀랜타 공립학교 109곳에서 통계적으로 도저히 발생할 수 없는 성적 향상이 이뤄진 의혹을 보도했으며, 이 보도에 따른 당국 조사로 최소한 180명의 교장과 교사 등이 학생 5만명을 상대로 성적을 조작한 사실을 적발한 바 있다.
AJC는 최근 이와 유사한 조사를 통해 미국내 3천125곳의 대규모 교육구 중 196곳 학생들의 시험성적이 통상 일어날 수 있는 확률의 '1천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이례적인 변화가 있었으며, 33곳에서는 무려 '100만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비정상적임을 확인했다.
특히 애틀랜타, 볼티모어, 댈러스, 디트로이트, 이스트 세인트루이스, 휴스턴, 로스앤젤레스(LA) 등의 학생 성적은 조작 없이는 도저히 나타날 수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이 신문은 주장했다.
휴스턴의 경우 각급 학교 학생들의 시험 결과가 1년 동안 학생들에게 기대할 수 있는 성적 향상보다 2∼3배 이상 오른 것으로 분석됐으며, 특히 이들 학생이 다음해 학년이 올라간 이후에는 성적이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0년에만 미 전역에서 학생 2만4천618명 성적의 향상과 하락은 통상 일어날 수 있는 확률의 '1만분의 1'보다 낮았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학교의 시험성적은 실적에 의해 교사를 평가하는 '낙제학생방지법(No Child Left Behind Act)'의 근간이 되고 있지만 이처럼 광범위한 부정 때문에 평가의 객관성을 잃어가고 있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학교와 교사들이 반발하고 있지만 이번 조사의 타당성을 검증한 위스콘신-메디슨 대학의 제임스 월락 교수는 많은 학생 사이에 나타난 성적의 극적인 변화는 조작을 빼고는 설명할 수 없을 정도라고 평가했다.
AJC는 이런 성적 부풀리기로 인해 수많은 학생이 성적향상에 필요한 적절한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사가 광범위하게 실태를 파악하는 수준으로 이뤄진 만큼 지역별로 추가적인 정밀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안 던컨 미 교육부 장관도 "이번 조사결과로 인해 매우 우려된다"며 "각 주와 교육구, 각급 학교는 시험 결과가 정확하게 학생들의 실력을 평가할 수 있는 안전판을 마련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