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샌퍼드 AP=연합뉴스) 미국 플로리다주 샌퍼드에서 히스패닉계 자경단장이 비무장 상태인 17세 흑인 청소년을 '정당방위'로 사살한 것과 관련, 논란이 미 전역으로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발단은 지난달 26일 샌퍼드의 한 편의점에서 과자를 산 뒤 외부인 출입이 통제되는 자기 마을로 돌아가던 17세의 트레이번 마틴 군이 히스패닉계의 자경단장인 조지 짐머만(28)에 의해 사살됐지만 정작 짐머만은 아직 기소도 되지 않고 있는데서 비롯됐다. 짐머만은 당시 마틴 군이 자신을 공격해 '정당방위' 차원에서 사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사건은 인구 5만3천500명인 이 지역에서 경찰에 대한 분노를 촉발해 주민들이 20일 릭 스콧 주지사 집무실 앞 등에서 항의집회를 가졌으며 21일에는 뉴욕 맨해튼의 유니언 광장에서 수백명이 참가한 가운데 추모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인권지도자들은 20일 샌퍼드 시청에서 열린 집회에서 주민들에게 진정할 것을 당부하는 한편 당국에 짐머만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뉴욕 집회 참가자들은 짐머만을 체포할 것을 요구하며 이번 사건이 정당하게 처리될 때까지 시위행진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 집회에 참석한 마틴 군의 아버지인 트레이시 마틴씨는 참석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한뒤 "내 아들은 죽을 이유가 없었다"고 비통해했고 어머니인 사브리나 풀턴씨는 "고통스럽지만 여러분의 지지를 보니 위로가 된다"고 말했다.
인터넷 청원사이트인 체인지 닷 오르그(Change.org)에 오른 짐머만을 처벌해야한다는 탄원서에는 21일 오전 현재 70만명 이상이 서명했으며 샌퍼드시 위원들은 이날 오후 이번 사건 처리 문제를 놓고 경찰청장 "불신임"안을 3대2로 가결하기도 했다.
파장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법무부 인권국은 "역내 긴장상태에 적절히 대처하기 위해" 이번 주 대민서비스팀을 샌퍼드에 보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앞서 이 사건이 평등권(공민권)을 위반한 것인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으며 플로리다의 세미놀카운티 지방검사인 놈 울핑거는 다음달 10일 대배심이 이번 사건의 증거들을 검토하게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