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미국에 경제 위기가 닥치면서 라티노 인구의 성장세가 한풀 꺾였다. 브루킹스연구소가 최근 인구 센서스를 분석한 결과 2000년 이후 라티노 인구가 곱절로 불어난 107개 도시 지역에서 라티노 인구 성장률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고 20일 로스앤젤레스타임스가 보도했다.


2000∼2010년 사이 미국에서 라티노 인구는 43%나 급증해 현재 5천만명에 이른다. 특히 남부 지역과 중서부, 북동부 지역으로 퍼져나가면서 종래 대도시 위주로 몰리던 라티노 인구가 소도시 지역에서도 급증했다. 이름도 생소한 , 테네시주 녹스빌, 위스콘신주 워소 등에는 라티노 인구가 3배로 늘었다, 넘치는 일자리가 멕시코를 비롯한 중남미 국가에서 이민자를 끌어 들였다.


하지만 2007년 미국에 경제 위기가 닥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브루킹스 연구소 윌리엄 프레이 연구원은 "마치 자동차가 급정거한 듯 한 양상"이라며 "전국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인구 10만명의 플로리다주 팜코스트는 2000년대 중반에는 해마다 라티노 인구 증가율이 19%나 됐지만 작년에는 고작 1.9%에 그쳤다. 유타주 세인트조지에서는 2005년과 2006년 라티노 인구 증가율이 15%였지만 작년에는 3.3%로 급감했다.


라티노 이민자의 관문이자 허브 역할을 하는 로스앤젤레스나 뉴욕의 라티노 인구 증가율은 그러나 큰 변화가 없었다. 로스앤젤레스와 뉴욕은 라티노 인구 유입도 많지만 인근 소도시로 빠르게 옮겨가는 유출도 많아 전체적인 증가율은 다른 지역에 비해 오히려 낮은 편이었다.


그러나 경기 후퇴로 인근 소도시 지역에서 일자리를 잃어버린 라티노들이 다시 되돌아오는 바람에 두 도시의 라티노 증가는 종전과 다름이 없다는 분석이다. 라티노 인구 증가가 주춤한 것은 일자리가 줄어든 때문이다.


특히 라티노 이민자들에게 많은 일자리를 제공하던 건설 경기 후퇴가 결정타가 됐다. 프레이 연구원은 라티노 인구 성장세가 꺾이면 미국 경제가 활기를 잃게 된다고 우려했다. 라티노 인구의 증가는 소비를 촉진시켜 도소매업과 관련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프레이 연구원은 "라티노 이민자의 유입은 미국 경제의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면서 "미국 경제를 되살리려면 라티노 이민자를 끌어들이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